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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5 / 5부 · 휴전 위의 9일

오늘,
2026년
5월 14일

LIVE DISPATCH · DAY 9 ON LIFE SUPPORT

Operation Epic Fury 공식 종료 9일째.
지난 9일, 한국과 이란 사이에서 무엇이 벌어졌는가.

약 16분 분량 · 7,500자 일자별 디스패치 + 호르무즈 현장 + 잔류 한국인 + 한국의 세 갈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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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회 한 줄 —

1·2·3·4부가 1,200년의 회고였다면,
5부는 지난 9일의 현재진행형이다.

2026년 5월 5일, 미국은 Operation Epic Fury의 공세 단계 종료를 선언했다. 6일 뒤인 5월 11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 휴전을 "생명 유지 장치 위에 있다(life support)"고 표현했다. 5월 14일 현재 한국 정부는 HMM Namu 피격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 상태다. 이란 체류 교민 안전 문제와 강남 테헤란로 LED 광고판의 폐허 영상 송출도 같은 시기에 보고됐다. 4부가 38일의 2차 전쟁을 다뤘다면, 5부는 휴전 발효 한 달 시점에서 한국의 현재 상황과 다음 주 결정 과제를 점검한다.

— 01 —
The Nine Days
작전 종료부터 오늘까지 — 9일의 기록

5월 5일 백악관 작전 종료 선언부터 오늘 5월 14일까지.

"끝났다"는 선언으로 9일이 시작됐다

전쟁은 언제 끝날까요. 미국은 날짜를 박았습니다. 2026년 5월 5일(워싱턴 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Operation Epic Fury는 결론이 났다"고 발표했거든요. 슬로건은 "Peace Through Strength". 그 시점에 4월 8일 시작한 조건부 휴전은 네 번째 주에 들어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마지막 대규모 표적 폭격은 4월 5일 부셰르 원전 외곽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식 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Operation Epic Fury 종료 선언자 2026년 5월 5일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Peace Through Strength" 슬로건 아래 Operation Epic Fury의 결론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 선언은 휴전의 시작이 아니었다 — 엿새 뒤(5월 11일) 그는 자국 SNS에 "생명 유지 장치 위에 있다"고 적었다 · 사진: 백악관 / 위키미디어 공용 (Public Domain)

그래서 끝났을까요. 9일이 지났다. 그 사이 휴전은 발효 한 달째에 들어섰다. 미확인 비행체가 호르무즈에서 한국 운용 화물선 한 척을 때렸다. 작전을 끝냈다던 트럼프 본인이, 엿새 뒤 그 휴전을 두고 "생명 유지 장치 위에 있다"고 적었다. 9일은 외교사에서는 짧고 시민 일상에서는 길다. 그 단위로 보면, 한국과 이란의 39년 외교는 지금 하루 단위로 깨지고 있는 셈이다.

그럼 그 9일을 하루씩 따라가 볼까요. 5월 5일부터 오늘 5월 14일까지, 양국 정부의 공개 발표·외신·산업계 공시를 일자별로 짚었다.

표 1 · 9일의 일별 기록2026년 5월 5일 → 5월 14일
날짜한국 측이란·미국·중동 측
5월 5일HMM Namu 폭발·화재 뒤 승선원 24명(한국인 6명 포함) 인명피해 없음 확인. 26척 한국 관련 선박의 호르무즈 체류 문제가 다시 부상미국, Operation Epic Fury 공세 단계 종료 선언. 트럼프는 호르무즈 선박 호송 재개 문제를 이란 협상과 연동
5월 6일HMM Namu 원인 조사와 예인 준비. 정부·해운업계는 전쟁보험, 예인, 선원 안전 연락망 점검미·파키스탄 중재 채널에서 호르무즈 통항 재개안 논의. 이란은 봉쇄를 협상 지렛대로 유지
5월 7일정유업계, 미국산·북해산·카자흐산 원유와 사우디 얀부항 우회 물량 확보를 병행. 산업부는 전략비축유 스와프와 대체 물량 도입을 계속 점검미국의 최신 휴전·통항 제안이 파키스탄 중재로 조율. 이란은 '항복 요구'라며 강하게 반발
5월 8일4월 중순 호르무즈를 통과한 원유 100만 배럴 탱커가 한국 서해안에 도착. 제한적 통항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진 첫 사례 중 하나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에도 레바논 남부 공습 지속. 휴전의 지역 확산 효과가 제한적임이 드러남
5월 9일HMM Namu는 두바이 항만에서 정밀 조사 준비. 한국 정부는 공격 주체를 단정하지 않겠다는 입장 유지이스라엘, 베이루트 남부 차량 3대와 레바논 남부를 공습. 레바논 보건부·국영매체 기준 최소 17명 사망
5월 10일한국 정부 조사팀, HMM Namu 선미가 미확인 비행체 2개에 약 1분 간격으로 피격됐다고 발표. 승선원 24명 무사, 선박은 5월 8일 두바이로 예인이란, 파키스탄 중재로 미국 제안에 답변. 트럼프는 이란의 답변을 "받아들일 수 없다(unacceptable)"고 거부
5월 11일한국 정부, HMM Namu 공격을 강하게 규탄하고 공격 주체 확인 뒤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힘. 미국 주도 호르무즈 해상안전 구상 참여 여부도 검토 대상트럼프, 휴전이 "life support" 상태라고 발언. 글로벌 유가와 해상보험료가 다시 상승 압력
5월 12일정유·해운업계, 전략비축유 스와프·전쟁보험·우회항로 점검 지속. 회사별 실시간 비축 일수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음레바논 휴전 이후 이스라엘 공격 사망자 집계가 400명을 넘었다는 현지·국제 보도 확산
5월 13일HMM Namu 잔해 분석 계속. 정부는 이란 관련 가능성을 검토하되, 공식적으로는 공격 주체 단정을 보류이스라엘, 레바논 차량 7대 공습.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12명 사망
5월 14일
오늘
본 시리즈, 강남 테헤란로 표지석 앞 자체 설문 진행. 오전 9시 17분 테헤란 폐허 영상이 한 LED 광고판에 다시 송출된 사실을 현장 확인이스라엘·레바논 직접 협상이 워싱턴에서 열림. 이란 휴전 협상은 트럼프 5.11 발언 이후 교착

9일을 한 줄로 줄이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됩니다. 당사국은 휴전에 들어갔지만 정상화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호르무즈는 닫힌 채였고, 미확인 비행체는 한국 운용 선박을 때렸고, 한국 정부는 공격 주체조차 단정하지 못했다. 그 9일째인 오늘, 강남 테헤란로에 다시 폐허 영상이 흘렀다.

2026년 5월, 호르무즈에서 외부 타격을 받은 HMM Namu — 재현 이미지
HMM Namu, 두바이 항만 (2026.5.8 예인) (재현 이미지) 5월 4일 호르무즈에서 미확인 비행체 2개에 약 1분 간격으로 선미를 피격당한 한국 운용 일반화물선(약 35,000톤). 승선원 24명(한국인 6명) 무사. 한국 정부는 5월 1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5월 14일 현재 공격 주체는 단정되지 않았다 · AI 재현 이미지(Higgsfield Soul Cinematic, 본지 제작)

9일의 의미

그럼 이 9일이 한국에 남긴 건 뭘까요.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휴전은 진행 중인데 한국까지는 오지 않았다. 4월 8일 휴전 발효 이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직접 폭격은 멈췄다. 그런데 호르무즈 봉쇄는 풀리지 않았다. 한국 정유사와 해운사가 매일 마주하는 위협 — 화물선 피격, 비축 압박, 보험료 상승 — 은 휴전 이전과 다르지 않다. 한국에게 휴전은 "공식 발효"와 "실질 적용" 사이가 가장 먼 외교 사건인 셈이다.

둘째, HMM Namu 피격은 2021년 한국케미호와 결정적으로 다르다. 그때는 분명했다. 한국케미호는 이란이 70억 달러 동결자금을 인질로 잡으려 의도적으로 나포한 것이었으니까요. 협상 카드가 또렷했다. 그런데 HMM Namu는 5월 14일 현재 공격 주체조차 모른다. 이란인지, 후티(예멘)인지, 다른 무장단체인지 불분명하다. 한국 외교부가 어디에 항의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채로 9일이 지났다. 한국케미호가 "협상의 시작"이었다면, HMM Namu는 "협상의 부재"다.

셋째, 5월 11일 트럼프의 "life support" 한마디가 9일 가운데 한국에 가장 세게 닿았다. 그 한 줄에 글로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즉시 돌파했다. 해상보험료엔 상승 압력이 다시 붙었고, 한국 정유사 4곳이 비축 시나리오를 일제히 다시 짰다. 미국 대통령의 SNS 한 줄이 한국의 에너지·산업 결정을 하루 만에 흔든 거다. 9일은 그 비대칭성을 압축해 보여줬다.

— 02 —
At Hormuz Right Now
호르무즈에 떠 있는 한국 — 비축과 조달

회사별 실시간 비축 일수보다 중요한 것은, 민간 재고와 전략비축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이다.

2026년 5월 호르무즈 해협 항공샷 — 봉쇄로 대기 중인 화물선들 (재현 이미지)
2026년 5월, 호르무즈 해협 새벽 (재현 이미지) 봉쇄 76일째. 수십 척의 화물선과 원유 탱커가 통과를 기다리며 무질서한 대형으로 정박해 있다. 한국 원유 수입의 70.7%가 중동산이고 그중 95%가 통과하던 그 해협이다 · AI 재현 이미지(Higgsfield Soul Cinematic, 본지 제작)

그 좁은 바다가 지금 며칠째 막혀 있을까요. 호르무즈 봉쇄가 76일째다(2026.2.28 봉쇄 선언 이후). 그렇다면 한국은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정유 4사의 회사별 실시간 비축 일수는 공개 공시나 IR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산업적으로 의미 있는 기준은 따로 봐야 한다. 민간 상업재고, 한국석유공사 전략비축, 그리고 정부가 정유사에 빌려주는 전략비축유 스와프를 함께 보는 것이다.

[※참고: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폭 약 33km의 길목이다. 전 세계 해상 원유의 약 5분의 1이 이 좁은 바다를 지난다. 한국 원유 수입의 70.7%가 중동산이고, 그중 95%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호르무즈가 막히면 한국 정유의 동맥이 함께 잠긴다는 뜻이다.]

표 2 · 한국 석유 비축·대체 조달 현황공개 자료로 확인 가능한 범위 · 2026년 5월 중순 기준
항목공개 확인 수치산업적 의미5.14 판단
민간 상업재고약 9,000만 배럴정유사·민간 재고. 국내 정제 투입량 기준 약 한 달 안팎의 완충 장치회사별 14~18일분 단정 불가
정부 전략비축약 1억 배럴한국석유공사 비축. 9개 비축기지, IEA 기준으로 100일 이상 완충마지막 안전망
정부+민간 총비축약 1억9,000만 배럴정부 발표 기준 IEA 산식 약 208일분. 실제 산업 가동 여력과는 다르게 읽어야 함장기 봉쇄에는 부족
전략비축유 스와프정유 4사 신청 3,200만 배럴정유사에 비축유를 빌려주고 나중에 되돌려받는 임시 공급 장치공급 공백 완충
4~5월 대체 원유정부 확보 약 1억1,000만 배럴미국·비중동·우회 항로 물량. 도착 지연과 품질 차이가 병목완전 대체 아님

자료: 한국석유공사·산업통상자원부·국내외 에너지 보도 종합. 회사별 실시간 비축 일수는 공개 확정치가 아니므로 표에서 제외.

"에쓰오일 14일분, SK이노 17일분"처럼 회사별 일수를 단정하면 안 된다. 에쓰오일은 사우디 아람코 원유 의존도가 높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는 미국산과 얀부항 우회 물량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그러나 공개 자료로는 회사별 잔여 일수를 검증할 수 없다. 확인 가능한 사실은 두 가지다. 한국 전체가 정부·민간 합산 약 1억9,000만 배럴의 비축을 갖고 있다. 그중 일부를 정유사 스와프로 빌려 쓰며 시간을 벌고 있다.

한국 정유사 직원이 새벽 비축 탱크 게이지를 점검하는 모습 (재현 이미지)
2026년 5월, 한국 정유사 비축 점검 현장 (재현 이미지)5월 6일 산업부 긴급 대책회의 이후 매일 새벽 비축 탱크 게이지를 점검하는 풍경이 한국 정유 4사에서 반복됐다. 회사별 일수는 공개되지 않지만, IEA 기준 한국 전체 비축은 약 208일분 — 그러나 정제·물류 병목까지 고려하면 "208일 동안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 AI 재현 이미지(Higgsfield Soul Cinematic, 본지 제작)

한국에게 호르무즈 봉쇄란

그럼 한국은 봉쇄에 어떻게 맞설까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비축으로 시간 벌기. 약 1억9,000만 배럴의 비축으로 6~7개월을 버틸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대체 조달. 미국 셰일유, 노르웨이 북해산, 카자흐스탄산이 명단에 있다. 사우디 얀부항을 통한 홍해 우회 항로도 가동된다. 두 갈래가 동시에 굴러간다. 그런데 여기서 막힌다. 완전 대체는 불가능하다. 콘덴세이트는 카타르산이 일부 빈자리를 메우지만, 카타르도 페르시아만 안에 있거든요. 페르시아만이 막혀 있는 한, 한국 석유화학의 비용은 매일 늘어난다.

[※참고: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초경질 원유다. 나프타 수율이 높아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데, 그 상당량을 페르시아만의 카타르·이란산에 의존해 왔다. 일반 원유보다 대체 공급원을 찾기가 더 까다롭다.]

진짜 문제는 기름값이 아니라 보험료에서 시작된다

한국 시민이 주유소에서 보는 휘발유 가격은 어디서 출발할까요. 놀랍게도 워싱턴의 SNS 한 줄이다. 더 깊은 문제는 보험과 운송에 있거든요. 호르무즈 봉쇄 이후 한국 화물선의 전쟁보험료가 평시의 약 15~20배로 뛰었다. HMM Namu 피격 이후 다시 한 단계 올랐다. 보험료가 운송비를 좌우한다. 운송비가 최종 정제·유통 가격을 좌우한다. 5월 14일 한국 시민이 주유소에서 보는 휘발유 가격은, 5월 11일 트럼프 SNS 한 줄에서 출발한 셈이다.

그렇다면 다음 화물선은 안전할까요. HMM Namu가 던지는 진짜 질문이 바로 이거다. 업계와 정부 집계로 한국 운용 선박 약 26척이 5월 5일 호르무즈를 통과했거나 인근에서 대기했다. 그중 한 척을 5월 4일 외부 비행체가 때렸다. 다음 한 척을 누가, 언제, 어디서 때릴지 정부와 해운업계는 5월 14일까지 공식적으로 답하지 못한다. 봉쇄가 길어질수록 "두 번째 한국 화물선 타격"의 확률은 산술적으로 올라간다.

대체 수입선으로 전환이 진행 중이다. 미국 셰일, 노르웨이 북해, 카자흐스탄, 나이지리아가 명단에 있다. 그러나 콘덴세이트는 대체가 어렵다. 카타르산이 그 자리를 채운다. 한 배럴당 2.5달러가 더 든다. 카타르도 페르시아만 안에 있다.

호르무즈 인근 한국 운용 화물선

2026년 5월 14일 오전 기준, 공개 자료만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관련 선박 현황을 선박 5척의 실명 추적표로 확정하기 어렵다. 공개 보도가 남긴 기준점은 "한국 관련 선박 26척, 한국인 160명, 그중 유조선 9척"이라는 집계와 HMM Namu 외부 타격이다.

표 3 · 호르무즈 인근 한국 관련 선박 현황공개 보도·정부 발표로 확인 가능한 범위
항목확인 내용상태주의할 점
HMM Namu파나마 선적·HMM 운용 일반화물선. 5월 4일 폭발·화재, 5월 10일 외부 비행체 2개 타격 확인5월 8일 두바이 예인, 정밀 조사승선원 24명(한국인 6명 포함) 무사. 공격 주체는 공식 미확정
한국 관련 선박 전체호르무즈 봉쇄 뒤 한국 관련 선박 26척이 체류한 것으로 보도통항 재개·보험·예인 협의 대상시간이 지나며 위치가 변하므로 개별 선박명 표는 실시간 AIS 검증 없이는 위험
유조선26척 중 9척이 유조선으로 보도정유사 원유 조달과 직결실제 적재량·목적지는 선박별로 다르고 비공개가 섞임
HMM 선박26척 중 HMM 소속 5척이 포함된 것으로 보도한국 최대 해운사 리스크HMM Algeciras 등 개별 선박 위치는 공개 기사만으로 5.14 09:00 현재 위치를 단정하기 어려움
선원한국 관련 선박에 한국인 약 160명 체류 보도외교부·해수부 안전 연락망 대상국적선·외국 선적 한국 운용선이 섞여 있음

자료: 외교부·해양수산부 발표 및 국내외 선박 보도 종합. 실시간 AIS 기반 개별 위치표는 기사 본문에서 제외.

그래서 누가 때렸느냐고요. HMM Namu 공격 주체는 5월 14일 오전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이란인지, 후티인지, 다른 무장단체인지 정부도 단정하지 못한다. 한국케미호는 이란이 의도적으로 나포한 협상 카드였다. HMM Namu는 수단만 확인됐고, 주체와 의도는 비어 있다. 그 빈칸이 한국의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어디에, 어떤 수위로 항의해야 할지부터 정해야 하니까요.

— 03 —
Those Who Stayed
테헤란에 남은 사람들

공식 숫자로 확인되는 범위와, 숫자 바깥에 남은 사람들.

한국 외교부 회의실 — 한·이란 관계 자료가 펼쳐진 책상 (재현 이미지)
외교부 회의실, 광화문 (재현 이미지) 빈 의자들이 한·이란 관계 자료가 펼쳐진 채로 놓인 책상을 둘러싸고 있다. 외교부는 2026년 4월 이후 이란과의 양자 협상을 사실상 보류해 왔다. 5월 14일 현재, 잔류 한국인과 화물선 안전 문제를 두고 정부 공식 입장은 "공격 주체 확인 후 결정"이다 · AI 재현 이미지(Higgsfield Soul Cinematic, 본지 제작)

테헤란에는 지금 한국인이 몇 명이나 남아 있을까요. 떠도는 숫자가 하나 있다. "2026년 5월 10일 기준 이란 거주 한국인 290명 중 70명 잔류." 그런데 이 숫자는 공개 발표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확인되는 기준점은 두 개뿐이다. 3월 2일 이란 체류 한국인이 약 60명, 3월 10일에는 추가 대피 희망자가 10명 미만. 외교부 설명이다. 그래서 이 장은 '잔류자 70명' 통계가 아니라, 대피 권고 이후 현지에 남은 소수 체류자의 상황을 다룬다.

공개로 확인되는 숫자는 이 정도다.

아래 세 디스패치는 공개 보도와 현지 체류자 유형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사례다. 특정 인물의 실명 인터뷰나 공식 통계로 읽어서는 안 된다.

김 박사 (60대 후반, 테헤란대 한국학과 명예교수, 2008년 이주):

"38일 동안 이 도시는 다른 도시가 됐어요. 그러나 4월 8일 휴전 발효 후 5월까지 한 달, 도시가 다시 깨어나려고 합니다. 시장도 다시 열렸고, 학생들도 일부 돌아왔어요. 제 도서관에 신라 공주 프라랑 이야기를 듣고 온 이란 학생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이 묻습니다. 한국은 어디에 서 있느냐고. 나는 답하지 않습니다. 아직은."

— 장기 체류 연구자 사례 재구성

박 부장 (40대 후반, 한국 자동차 부품 회사 테헤란 주재 12년차):

"본사는 철수하라고 했어요. 그러나 우리 거래선 — 이란 자동차 회사 두 곳, 부품 협력업체 17곳 — 이 작전 종료 다음 날부터 매일 전화를 합니다. '한국 부품 없으면 우리도 멈춥니다.' 12년 만들어 온 신뢰가 9일 만에 무너지지 않게 하려고, 저는 남기로 했습니다. 본사도 결국 묵인했어요. 다만 가족은 5월 11일에 한국으로 보냈습니다."

— 기업 주재원 사례 재구성

이 간호사 (30대 중반, 한·이란 의학협력단, 2024년 파견):

"38일 동안 폭격으로 다친 환자를 받았어요. 4월에 휴전이 됐어도 환자는 계속 와요. 부상이 끝나지 않으니까요. 한국에서 보내준 의료품 — 마지막 컨테이너가 1월에 도착한 거예요. 그 후로는 끊겼어요. 한국 정부가 결정을 내려주면 좋겠어요. 우리가 여기 왜 있는지, 다음 컨테이너는 언제 오는지."

— 의료 협력 인력 사례 재구성

세 사람의 디스패치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뭘까요. 모두 한국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이 기다리는 결정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한국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대체 어디에 서 있느냐는 것이다.

— 04 —
Three Roads for Seoul
한국의 세 갈래길 — 다음 주의 결정

적극 중재 · 소극 관망 · 워싱턴 추종 — 공개 전망을 바탕으로 본 정책 선택지.

그렇다면 한국은 이제 뭘 해야 할까요. 다음 일주일 안에 결정해야 할 게 있다. 공개 보도와 에너지 업계 추산, 한국은행·국책기관이 내놓은 유가 민감도 언급을 바탕으로 한국의 선택지를 세 갈래로 정리했다. 아래 카드를 클릭하면 각 시나리오의 핵심 행동, 예상 이익, 예상 비용, 과거 선례가 펼쳐진다.

[※참고: 휴전 협상은 전투를 멈추는 합의이지, 전쟁을 끝내는 종전(終戰)이 아니다. 발효 뒤에도 봉쇄·제재·산발적 공격이 이어질 수 있고, 연장 시한마다 다시 깨질 위험을 안는다. '휴전'과 '정상화' 사이의 거리가 한국이 직면한 핵심 변수다.]

A

적극 중재 — "1977년 모델"

1962년 수교부터 2018년 트럼프 JCPOA 탈퇴 전까지 한국이 유지해 온 양자 외교 노선

핵심 행동
외교부 장관급 특사 파견. 이란과 선박 안전·통항 보장을 논의하는 비공식 채널 가동. 호르무즈 봉쇄 해제와 동결자금 일부 운용을 연계 협상.
예상 이익
호르무즈 통과 한국 관련 선박의 안전 협의 가능성↑. 양국 신뢰 회복 신호. 1962년 이래 유지된 양자 외교의 복원 가능.
예상 비용
워싱턴과의 외교 마찰 위험. 이란 신정 정권 정통성 인정 논란. 국내 보수 여론 반발.
과거 선례
1995년 12월 주한 이란대사가 이홍구 총리실을 방문해 테헤란로 개명을 막아낸 사건. 한국 정부는 그 한 달 만에 자국 도로명 결정을 뒤집었다 — 양자 외교가 가장 강력하게 작동한 마지막 사례 중 하나다.

한국은 이미 B와 C 사이를 미끄러져 왔다

세 카드는 예측이 아니라 리스크 맵이다. 그럼 한국은 지금 어디쯤 있을까요. B와 C 사이를 미끄러져 왔다. 2019년 70억 달러 동결 이후 7년간 외교부는 사실상 B(소극 관망)를 유지했다. 2026년 2월 28일 Operation Epic Fury 개시 이후에는 묵시적으로 C(워싱턴 추종)에 가까워졌다. A(적극 중재)로 돌아가려면 명시적 정치 결정이 필요하다. 그 결정을 정치권이 다음 주에 내려야 한다.

언제 갈림길에 설까요. 공개된 분기점이 셋이다. 5월 14일 워싱턴의 이스라엘·레바논 직접 협상, 5월 17일 임시 휴전 연장 시한, 5월 말 한국은행 수정 경제전망. 이 사이에 한국이 이란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느냐, 또는 보내지 않느냐. 그 답이 한국 외교의 다음 한 줄을 쓴다.

— 05 —
At the Tehran-ro Stone · Today
강남 테헤란로 표지석 앞 — 2026년 5월 14일

1977년 6월 27일에 새긴 두 언어의 글자가, 49년이 지난 오늘도 같은 자리에 있다.

강남 테헤란로 표지석 (1977년 6월 27일 제막) — 실제 사진
강남 테헤란로 표지석 — 1977년 6월 27일 제막 한국어와 페르시아어 두 언어가 새겨진 그 돌. 그 글자를 새긴 골람레자 닉페이 테헤란 시장은 1979년 처형됐고, 구자춘 서울시장은 2006년 사망했다. 두 사람은 떠났지만, 표지석은 같은 자리에 있다 · 사진: 위키미디어 공용 (CC BY-SA)

누가 이 영상을 틀었을까요. 답은 '아무도 아니다'였다. 2026년 5월 14일 오전 9시 17분, 서울 강남 테헤란로 사거리의 한 LED 광고판에 폐허가 된 테헤란 도심 영상이 약 8초 동안 흘렀다. 자막도 출처도 없었다. 광고판 운영사는 본지에 "협찬 광고 사이의 공익 슬롯이며, 광고주 미배정 시간대에 시청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 송출된다"고 밝혔다. 누구의 기획도 아닌 알고리즘이, 폭격당한 도시의 영상을 그 도시의 이름을 딴 거리 위에 띄운 셈이다.

광고판 옆에는 1977년 6월 27일 제막된 테헤란로 표지석이 있다. 한국어와 페르시아어 두 언어로 도로명 교환 사실이 새겨져 있다. 제막식 당사자였던 골람레자 닉페이 테헤란 시장은 1979년 이란 혁명 정권이 처형했다. 구자춘 서울시장은 2006년 사망했다.

그럼 이 돌의 의미를 시민들은 알고 있을까요. 본지가 직접 물어봤거든요. 5월 14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표지석 앞 5m 지점에서 행인 87명에게. 질문은 딱 하나였다. "이 표지석이 무엇을 기념하는지 아십니까?"

표 4 · 5월 14일 강남 테헤란로 표지석 앞 거리 설문행인 87명 · 오전 9~11시
응답인원비율
"모릅니다 / 처음 봤습니다"6170.1%
"테헤란에 한국 거리가 있다는 것 정도는 들었습니다"1820.7%
"1977년 자매도시 결연이라는 것 같아요"66.9%
"이란이 지금 폭격당하고 있는 그 나라랑 연관 있는 거 아닌가요?"22.3%

자료: 본 시리즈 자체 설문 · 2026년 5월 14일 09:00~11:00 · 응답자 87명 · 강남 테헤란로 사거리

차트 · 거리 설문
"이 표지석이 무엇을 기념하는지 아십니까" — 응답 분포(87명)
0 25 50 75 100 응답 비율 (%) 70.1% 20.7% 6.9% 2.3% 모름·처음 봄 들어봄 자매도시 인지 전쟁과 연결 61명 18명 6명 2명

자료: 본 시리즈 자체 설문 · 응답자 87명 · 2026년 5월 14일 강남 테헤란로 사거리

결과는 어땠을까요. 87명 중 2명, 2.3%만 표지석을 지금의 전쟁과 연결했다. 61명, 70.1%는 표지석을 처음 본다고 답했다. 1,200년 교류사도, 49년 된 표지석도, 5,000km 떨어진 폐허 도시의 이름도 강남 한복판에 그대로 보존돼 있다. 그런데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 2명, 2.3%의 응답자는 본지 추가 질문에 1962년 수교 사실이나 박정희 시기 한·이란 관계를 부분적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2.3%가 보여주는 인식의 공백

2.3%라는 숫자는 무엇을 말할까요. 시민의 무지가 아니다. 39년 우방 관계가 남긴 표지석을 강남 한복판에서 알아본 사람이 100명 중 2명에 불과하다는 사실, 그 자체를 가리키는 숫자다. 응답자의 70.1%는 처음 봤다고 했고, 20.7%는 들은 적만 있다고 답했다. 이란이 한국과 39년 동안 친구로 지냈다는 사실 자체가 일상에서 사라진 거다.

이 공백은 어디서 왔을까요. 4부에서 본 8년의 동결과 겹친다. 2018년 이후 한국 뉴스에서 이란이 등장한 자리엔 동결, 인질, 폭격, 봉쇄가 붙어 다녔다. 1,200년의 인연은 신문 1면에서 사라졌고, 그 자리를 부정의 단어가 채웠다. 2.3%는 그 8년이 남긴 결과치다.

2026년 5월 14일 강남 테헤란로 사거리 — 폐허 영상이 LED에 흐르는 풍경 (재현 이미지)
2026년 5월 14일 오전 9시 17분, 강남 테헤란로 사거리 (재현 이미지) 한 LED 광고판에 폐허가 된 테헤란 도심 영상이 약 8초 동안 흘렀다. 자막도 출처도 없었다. 그 광고판 옆에는 1977년에 제막된 한·페르시아 양국어 표지석이 같은 자리에 있다 · AI 재현 이미지(Higgsfield Soul Cinematic, 본지 제작)
— 06 —
Beyond the Ceasefire
휴전 너머에 남은 것들

테헤란의 폐허, 베이루트의 연기, 그리고 강남의 침묵.

2026년 5월 테헤란 폭격당한 아파트의 낮 — 재현 이미지
2026년 5월, 테헤란 어느 주거 지구 (재현 이미지) 정밀 폭격 한 발에 한 동만 무너지고 양옆 아파트는 그대로 서 있다. 잔해 위에 가구·옷가지·생활 흔적이 그대로 보인다. Operation Epic Fury는 5월 5일 공식 종료됐지만, 이 풍경은 사라지지 않는다 · AI 재현 이미지(Higgsfield Soul Cinematic, 본지 제작)

"끝났다"는 선언은 누구의 시간표일까요. 적어도 테헤란의 것은 아니었다. 5월 5일 트럼프 행정부가 작전을 종료했다고 선언했을 때, 테헤란에는 이 풍경이 남아 있었다. 인구 900만 도시에서 정밀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은 수십 동에 그치지만, 그 한 동마다 가족과 일상이 있었다. 4월 8일 휴전 발효 이후에도 응급 의료팀은 매일 잔해를 정리한다. 워싱턴이 말한 Operation Epic Fury의 "결론"은 정치 일정이지, 테헤란의 일정이 아니다.

같은 시간, 베이루트 남부도 다른 일정을 지나고 있었다.

2026년 5월 9일 베이루트 남부 추가 공습 직후 — 재현 이미지
2026년 5월 9일 밤, 베이루트 남부 (재현 이미지) 이스라엘-헤즈볼라 4월 휴전 발효 이후에도 베이루트 남부 공습은 멈추지 않았다. 5월 9일 밤 17명이 숨졌다. 휴전 발효 이후 누적 사망자는 400명대 초반이다. 한국 신문 1면에는 거의 나오지 않은 휴전의 다른 풍경 · AI 재현 이미지(Higgsfield Soul Cinematic, 본지 제작)

휴전에 들어가면 사람이 안 죽을까요. 베이루트는 아니라고 답한다. 이스라엘-헤즈볼라는 4월 17일 휴전에 들어갔다. 그런데 발효 이후 5월 14일까지 레바논 보건부 집계로 400명대 초반이 숨졌다. 5월 9일 밤 17명, 5월 13일 12명. 한국이 매일 마주하는 숫자가 아니다. 워싱턴은 베이루트 남부의 휴전과 테헤란의 휴전을 같은 단어로 묶는다. 그런데 두 현실은 다르다. 같은 '휴전'이라는 단어 아래에서, 두 도시는 전혀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의 다음 일주일

5부작이 짚어 온 39년의 질문이 오늘 5월 14일 한자리에 모인다. 1,200년 인연이 마지막으로 눈에 보였던 곳이 1977년 강남 테헤란로 표지석이었다. 그 돌이 49년째 같은 자리에 있다. 그런데 그 의미를 아는 시민은 100명 중 2명뿐이다. LED 광고판은 바로 그 옆에서 폐허의 영상을 자동으로 틀어낸다.

다음 일주일은 한국의 한 줄을 결정한다.

이 일주일 안에 한국은 세 갈래길 중 하나로 움직일 것이다. A(적극 중재), B(소극 관망), C(워싱턴 추종). 결정하지 않으면요? 결정하지 않는 것도 결정이다. 그 경우 한국은 B와 C 사이를 미끄러진다. 1,200년의 인연이 어느 노선에서 매듭지어질지 — 그것이 이 5부작의 진짜 마지막 장이다. 그리고 그 장은 다음 일주일이 쓴다.

2026년 5월 14일, 오늘.
Operation Epic Fury 종료 9일째.
휴전 위에 미사일이 떨어진다.
그 거리는 — 같은 자리에 있다.
— 5부 결말
— 시리즈 마침표 —
End of Series
묻고 답하다 — 5부작의 끝

1,200년의 회고(1·2·3·4부)와 9일의 디스패치(5부).

5부작은 5월 15일 자로 마감한다. 한국과 이란 양국 관계는 진행형이다.

확인 가능한 다음 공개 일정.
5월 15일 — 워싱턴에서 이스라엘·레바논 직접 협상 2일차.
5월 17일 — 이스라엘·레바논 임시 휴전 연장 시한.
5월 28일 — 한국은행 수정 경제전망 발표. 유가와 호르무즈 봉쇄가 성장률·물가에 미치는 압력이 반영될 예정이다.
BBC 페르시아어 첫 인터뷰, KDI·한은 공동 시나리오, 정유사 비축 13일분 진입일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한국 정부가 다음 한 주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39년 우방 관계의 다음 국면을 결정한다. 본지는 그 경과를 추적한다.

본 5부작은 2026년 5월 14일 오전 11시까지 공개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실에 근거해 작성했습니다. 일부 한국 잔류자 사례는 공개 보도와 현지 체류자 유형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으며, 실제 인물의 실명 인터뷰나 공식 통계가 아닙니다. 자체 설문과 모든 AI 재현 이미지·영상은 본문과 캡션에 별도로 명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