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제의 역설 · 1부 / 4부
같은 40%의 표인데…국회 의석은 왜 달라질까
지역구 투표는 지역의 당선인을, 비례대표 투표는 정당의 몫을 정한다. 같은 총득표율도 지지의 지역별 분포에 따라 다른 지역구 의석을 만든다. 가상 선거로 그 차이를 확인하고 비례대표의 보완 취지를 살핀다.

# 내가 찍은 후보는 졌습니다. 내가 고른 정당도 국회에서 힘을 쓰지 못할까요. 지역구에서 1등을 하지 못한 선택을 의석으로 연결하려는 장치가 비례대표입니다. 하지만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 비율은 늘 같지 않습니다. 두 장의 투표용지가 어떤 일을 하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유효하게 센 표가 모두 의석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2024년 비례대표 선거에서 의석을 받은 네 정당 밖에 남은 유효표는 약 248만표입니다. 무효표와는 다릅니다. 표를 세는 일과 의석을 나누는 일 사이에 어떤 규칙이 놓였을까요.
두 표는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는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을 따로 고릅니다. 지역구 투표는 자기 선거구에서 일할 사람을 뽑는 표입니다. 비례대표 투표는 국회에서 어떤 정당이 얼마나 목소리를 낼지 선택하는 표죠. 두 표의 대상과 집계 방식이 다릅니다.
지역구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합니다. 2등을 한 후보가 상당한 지지를 받았더라도 그 선거구의 의석을 나눠 갖지는 못합니다. 이런 선거를 전국에서 합치면 정당이 얻은 표의 크기와 국회에서 차지한 의석의 크기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례대표는 그 차이를 줄일 수 있는 통로입니다.
여기에도 두 방식이 있습니다. 지역구에서 몇 석을 얻었는지와 관계없이 비례대표 의석을 따로 나누는 방식이 ‘병립형’입니다.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까지 살펴 부족한 몫을 비례대표로 보완하는 방식은 ‘연동형’이고요. 비례대표 투표가 있다는 점은 같지만, 두 선거 결과를 연결하느냐가 다릅니다.
한국이 2020년 총선부터 적용한 준연동형은 그 연결을 일부만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정당 득표에 따라 계산한 의석에서 그 정당의 지역구 당선인 수를 뺀 뒤, 부족한 몫의 절반을 1차로 계산합니다.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은 정당보다 적게 얻은 정당을 보완하겠다는 구조입니다. 다만 실제 비례의석 정수가 있으므로 이 값이 그대로 최종 의석은 아닙니다.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을 빼려면 두 선거에 참여한 정당이 같아야 합니다. 비례대표 후보를 별도 정당 이름으로 내면 이 전제가 흔들립니다. 이미 지역구 의석을 확보한 정치세력도 비례대표 계산에서는 지역구 당선인이 없는 정당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보는 기사 · 1/4
표를 모으는 지도
지지자의 분포를 고르고 개표하면, 전체 득표율이 같아도 지역구 의석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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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으로 가기 전, 문턱을 만납니다
지역구 의석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정당이 비례대표 배분에 참여한 것은 아닙니다. 2024년 총선에 적용한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유효투표의 3% 이상을 얻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얻은 정당에 배분 자격을 줬습니다. 둘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되는 조건입니다.
중앙선관위 제22대 총선 개표 결과에서 자유통일당은 64만 2433표, 녹색정의당은 60만 9313표, 새로운미래는 48만 3827표를 얻었습니다. 세 정당을 합하면 173만 5573표입니다. 하지만 각 정당은 3%에 못 미쳤고 지역구 5석 조건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서로 다른 정당의 표를 합쳐 문턱을 넘을 수도 없었죠.
새로운미래가 지역구에서 1석을 얻었다는 사실도 이 기준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지역구 당선인 한 명을 낸 것과 비례대표 배분 자격을 얻은 것은 다른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같은 선거에서 정당의 지역구 의석은 존재하는데 비례대표 의석은 0석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들의 표는 무효표가 아닙니다. 유효한 선택으로 개표 결과에 남지만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계산에는 들어가지 않은 표입니다. 2024년 비례대표 전체 유효투표는 2834만 4519표, 실제 비례의석을 받은 네 정당의 득표 합은 2586만 2776표입니다. 둘의 차이는 248만 1743표로, 유효투표의 약 8.76%입니다.
40%가 같아도 지역구 결과는 달라집니다
원리를 보기 위해 가상 선거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선거구는 다섯 곳, 각 지역의 유권자는 100명입니다. A정당은 전체 500표 중 200표, 40%를 얻습니다. 여기서 바꾸는 것은 지지율이 아니라 지지자가 사는 곳입니다. 실제 선거를 재현하거나 다음 선거를 예측하는 자료는 아닙니다.
모든 지역에서 40표씩 얻으면 A정당은 어디서도 1등을 못 합니다. 두 지역에서 80표씩 받고 나머지 세 지역에서 20·10·10표를 받으면 2곳에서 이깁니다. 세 지역에서 51표씩, 나머지 두 지역에서 24·23표를 받으면 3곳에서 이깁니다. 전체 득표수는 세 경우 모두 200표입니다.
득표 40%가 지역구 의석으로는 0%, 40%, 60%가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것만으로 특정 선거가 부정확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지역 대표를 고르는 규칙과 정당 지지의 크기를 반영하는 규칙이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세 번의 선거에서 달라진 분모
중앙선관위의 전국 개표자료를 비교했습니다.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 정당은 2016년 21개,2020년 35개,2024년 38개입니다. 같은 순서로 무효표는 66만 9769표,122만 6532표,130만 9931표였죠. 비례대표 투표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74%,4.21%,4.42%입니다.
득표율 3%에 미달한 정당의 유효표를 합친 비율은 또 다릅니다. 2016년 6.97%,2020년 10.91%,2024년 8.76%입니다. 이 비율의 분모는 무효표를 뺀 유효투표수입니다. 정당 수가 늘어서 무효표가 증가했다는 인과관계까지 이 숫자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당시 배분 자격에는 지역구 5석이라는 별도 조건도 있었습니다.
무효표와 3% 미만 득표는 얼마나 달랐나
공통 눈금 0–12%
같은 연도를 비교해도 분모와 뜻이 다른 지표입니다. 정당 수 증가가 무효표 증가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무효 비율의 분모는 투표수, 3% 미만 득표 비율의 분모는 유효투표수입니다. 후자는 지역구 요건을 판정한 배분 제외율과 구분합니다.
자료 | 중앙선관위 · 2016/2020/2024 비례대표 전국 개표
모든 값과 범위 확인
| 범위 | 항목 | 값 |
|---|---|---|
| 무효표 / 투표수 | 2016 | 2.74% |
| 무효표 / 투표수 | 2020 | 4.21% |
| 무효표 / 투표수 | 2024 | 4.42% |
| 3% 미만 정당의 표 / 유효투표수 | 2016 | 6.97% |
| 3% 미만 정당의 표 / 유효투표수 | 2020 | 10.91% |
| 3% 미만 정당의 표 / 유효투표수 | 2024 | 8.76% |
정당을 나누면 생기는 일
두 표를 함께 읽을 이유가 보입니다. 지역구에서 얻은 성과와 비례대표의 몫을 연결하면 지지율과 의석의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정치세력이 두 선거에 서로 다른 정당 이름으로 참여하면 어떻게 될까요. 2편에서 위성정당의 계산을 따라가겠습니다.
수치와 절차 다시 보기
| 정당 | 지역구 | 1차 계산 | 46석 조정값 | 최종 |
|---|---|---|---|---|
| 국민의미래 | 0 | 60 | 18.5235 | 18 |
| 더불어민주연합 | 0 | 44 | 13.5839 | 14 |
| 조국혁신당 | 0 | 40 | 12.3490 | 12 |
| 개혁신당 | 1 | 5 | 1.5436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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