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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 8월 첫째주] 산재사망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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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경기 화성시 플라스틱 공장에서 네팔 이주노동자가 압출 롤러에 끼여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한국의 산업재해 문제를 조명한 기사입니다. 2025년 1분기 사고사망자 137명(건설업 71명, 제조업 29명)으로 평균 이틀에 한 명꼴로 생명이 끊어지고 있으며, 다단계 하청과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로 인한 책임 회피 구조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합니다.

 

2025년 8월 3일 경기 화성시 정남면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네팔 출신 31살 이주노동자가 압출 롤러를 청소하다 몸통이 끼여 숨졌다; 오늘 우리는 값싼 생산의 기계음이 인간의 심장박동을 잠식하는 현장을 직시한다.

이틀에 한 명. 2025년 1분기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137명을 일수로 나누면 나오는 숫자다. 건설업 71명, 제조업 29명. 이 통계 뒤에는 각각의 이름과 가족이 있다. 화성 플라스틱 공장에서 숨진 31세 네팔 노동자에게도 카트만두에 보낼 돈을 모으던 꿈이 있었을 것이다. 산업재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폭력이며, 그 폭력의 화살은 늘 가장 취약한 이에게 먼저 닿는다.

다단계 하청 구조는 산재사망의 온상이다. 원청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하청에, 하청은 다시 재하청에 위험을 전가한다. 사슬의 맨 끝에는 안전교육도, 보호장비도, 제대로 된 고용계약도 없는 노동자가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2022년 시행되었지만, 실제 경영책임자 처벌 건수는 손에 꼽힌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7년까지 적용이 유예되어 있는데, 산재사망의 70% 이상이 바로 이 규모의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이주노동자의 산재 위험은 내국인의 두 배를 넘는다. 고용허가제 아래 이주노동자는 사업장 변경이 제한되어 있어,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도 이직이 자유롭지 못하다. 언어 장벽으로 안전교육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2024년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 비율은 전체 산재 사망의 12%를 차지했지만, 전체 취업자에서 이주노동자 비율은 4%에 불과하다. 세 배의 위험을 안고 일하는 셈이다.

한국의 산재사망률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 인구 10만 명당 산재사망자 수는 독일의 세 배, 영국의 네 배에 달한다. 반세기 만에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데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값싼 노동력 위에 세워진 경제 성장의 신화가 오늘도 공장의 롤러 사이에서 사람의 목숨을 집어삼키고 있다.

압출 롤러를 청소하다 숨진 노동자의 사인은 기계에 끼임이다. 그러나 진짜 사인은 다른 곳에 있다.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사업주, 관리감독을 외면한 원청, 사업장 변경을 허락하지 않는 제도, 이주노동자를 일회용으로 취급하는 사회의 시선. 우리는 묻는다. 누구의 안전이 이 사회에서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는가.

고용노동부의 2024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사망자는 전체의 82.3%를 차지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산재 사망률은 내국인의 2.4배에 달하며, 건설업과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의 GDP 대비 산재 비용은 연간 약 30조원으로, 이는 OECD 국가 평균의 1.8배 수준이다. 안전 투자의 부재가 결국 사회 전체의 비용으로 돌아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4년 고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산재사망자 수는 3.6명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4위를 기록했다. 이는 OECD 평균 1.7명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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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산업재해 사망자 수 최근값
고용노동부 산업재해현황분석·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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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4 증감
2024년 고용노동부 고용행정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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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기준
2019년 고용노동부 고용행정통계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구조적 문제 파악

기사가 보여주는 다단계 하청과 이주노동자 고용 구조의 문제점을 이해할 수 있다.

2
산업계 영향 분석

관련 기업과 시장에 미칠 수 있는 파급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정책 변화 전망

현 문제 상황이 향후 정부 정책과 기업 실적, 시장 반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다.

연도별 산업재해 사망자 수
출처: 고용노동부 산업재해현황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