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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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일을 하면서도 다른 시인들의 작품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쉽지 않다. 타인의 작품을 대할 때마다 흥분과 불안이 교차하는 것은 수많은 실패와 오독의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간혹 오독이 인도하는 낯선 길을 따라가서 새로운 언어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디고 하지만, 루이즈 글릭의 시를 읽는 일은 번역이라는 언어의 장벽을 한 겹 더 넘어서 가야 하는 길이기에 더욱 불안했다. 처음 본 마을의 풍광을 신기하게 두리번거리며 걷는 아이처럼, 낯선 시인의 언어에서 떠올린 마음의 풍경들을 적는다. 1. '언어의 정원'에서흔히

김선경
김선경|

비평하는 몸 조선정 1. 퀴어 이론과 비평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국가, 계급, 성별, 인종, 지역이 교차하면서 빚어내는 불평등을 목도하고 있다. 백신 공급의 구조적 격차에서도 드러나는 세계 질서는 불평등을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것으로 영속화하는 듯하다. 기후 위기와 맞물린 펜데믹 재난 시대는 세계에 대한 더 나은 해석, 더 나은 세계를 위한 비평을 요청하는데, 우리는 어떤 실천과 사유로 응답할 수 있을까? 다소 거창한 질문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공정, 혐오, 차별, 평등의 의제가 일상적으로 공론장을 주도하는 현

조성철
조성철|

어찌됐든 평론가라서 작년에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저 해보려 한다. 산발적으로 쏟아낼 수 밖에 없는 글이고, 여기에 대해선 당신의 너른 이해만을 바랄 뿐이다. 혹시 당신은 2016년의 어떤 풍경을 기억하는가? 강동호 제가 본격적으로 평론 활동을 시작하면서 문단에 발을 들인 시기는 2009년인데요. 문단/평단의 분위기가 지금과는 많이 달랐어요. (…) 문학적으로나 비평적으로 분명 호황기였던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 새로운 담론이 형성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점점 비평적 활기가 사라지고 있다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