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조 원. 환경부가 발표한 2024년 한국 물산업 시장 규모다. 2020년 43조 원에서 4년 만에 3.5배로 뛰어올랐다. 상하수도, 먹는샘물, 정수기 제조업이 포함된 숫자다. 물을 산업으로 분류하고 통계를 내기 시작한 건 2018년부터다.
정부 청사 회의실에서 발표된 이 수치를 두고 환경부 관계자는 K-물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역설했다. 중동과 동남아시아로의 수출 전망이 밝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물이 돈이 되는 시대, 물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는 진단이었다.
그런데 물을 산업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언제부터 당연해졌을까. 상품이 되기 전 물은 무엇이었나. 공기처럼 당연히 있는 것,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인도의 물 활동가 반다나 시바는 『물 전쟁』에서 물의 상품화가 가져올 미래를 경고했다. 2002년에 쓰인 이 책은 20년이 난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코카콜라가 인도 케랄라 주에서 지하수를 퍼 올려 콜라를 만들고, 마을 우물은 말라갔다. 주민들은 하루 4킬로미터를 걸어 물을 길어와야 했다.
시바는 묻는다. 강물에 시장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 빗물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그는 물을 '커먼즈(commons)'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장의 논리가 아닌 생명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제주도 용암해수가 대기업에 독점 공급되면서 주민들과 갈등이 일어났다. 강원도 산골 마을의 먹는샘물 공장은 지하수위를 낮췄다. 물산업이 성장할수록 물 불평등은 깊어진다는 역설이 여기 있다.
물은 측정하기 어렵다. 지하수맥의 흐름, 빗물이 스며드는 속도, 습지가 정화하는 오염물질의 양. 이런 것들은 시장 가격표에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152조 원이라는 숫자 뒤에 가려진 것들이 있다. 마을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긷던 기억, 개울물에 발을 담그던 여름날, 빗물을 받아 마시던 할머니의 항아리. 이것들의 가치는 얼마인가.
물산업 통계가 매년 갱신될 것이다. 숫자는 계속 커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물이 상품이 되어가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152조 원. 환경부가 발표한 2024년 한국 물산업 시장 규모다. 2020년 43조 원에서 4년 만에 3.5배로 뛰어올랐다. 상하수도, 먹는샘물, 정수기 제조업이 포함된 숫자다. 물을 산업으로 분류하고 통계를 내기 시작한 건 2018년부터다.
정부 청사 회의실에서 발표된 이 수치를 두고 환경부 관계자는 K-물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역설했다. 중동과 동남아시아로의 수출 전망이 밝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물이 돈이 되는 시대, 물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는 진단이었다.
그런데 물을 산업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언제부터 당연해졌을까. 상품이 되기 전 물은 무엇이었나. 공기처럼 당연히 있는 것,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인도의 물 활동가 반다나 시바는 『물 전쟁』에서 물의 상품화가 가져올 미래를 경고했다. 2002년에 쓰인 이 책은 20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코카콜라가 인도 케랄라 주에서 지하수를 퍼 올려 콜라를 만들고, 마을 우물은 말라갔다. 주민들은 하루 4킬로미터를 걸어 물을 길어와야 했다.
시바는 묻는다. 강물에 시장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 빗물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그는 물을 '커먼즈(commons)'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장의 논리가 아닌 생명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제주도 용암해수가 대기업에 독점 공급되면서 주민들과 갈등이 일어났다. 강원도 산골 마을의 먹는샘물 공장은 지하수위를 낮췄다. 물산업이 성장할수록 물 불평등은 깊어진다는 역설이 여기 있다.
물은 측정하기 어렵다. 지하수맥의 흐름, 빗물이 스며드는 속도, 습지가 정화하는 오염물질의 양. 이런 것들은 시장 가격표에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152조 원이라는 숫자 뒤에 가려진 것들이 있다. 마을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긷던 기억, 개울물에 발을 담그던 여름날, 빗물을 받아 마시던 할머니의 항아리. 이것들의 가치는 얼마인가.
『물 전쟁』이 제기하는 핵심 질문은 물이 공공재인가 상품인가다. 효율성을 앞세운 민영화 주장과 접근권을 강조하는 공공성 주장이 충돌한다. 그 사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언제나 취약 계층이다.
기후변화가 물 부족 문제를 가속화하면서 물산업의 경제적 가치는 급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물기업들은 이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물을 투자 대상으로 보는 순간, 인간의 기본적 생존권이 시장 논리에 종속되는 위험이 발생한다.
한국은 수도요금이 원가 이하로 책정돼 있어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안고 있다. 노후 상수도관 교체율은 극히 낮고, 지방 소규모 정수장의 수질 관리 문제도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저렴한 수도요금이라는 혜택 뒤에 숨겨진 인프라 노후화의 대가를 누군가는 치러야 한다.
한국의 물 관리는 환경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다. 이 분절된 거버넌스 구조가 통합적인 물 정책을 어렵게 만든다. 부처 간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형태로 물 관리의 정치성이 고스란히 재현된다.
물은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석유가 고갈되면 다른 에너지원을 찾을 수 있지만, 물이 사라지면 대안은 없다. 이 단순한 사실이 물산업 논의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효율성과 수익성만으로 물을 관리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산업 통계가 매년 갱신될 것이다. 숫자는 계속 커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물이 상품이 되어가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이 기사는 물의 산업화와 상품화로 인한 부작용, 물의 불평등 심화 문제를 지적하며, 물을 생명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0년 43조 원이었던 한국 물산업 시장 규모가 2024년 152조 원으로 3.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이 빠른 성장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물 산업화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물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해, 물 산업의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