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주변 20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친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동생, 배달 라이더로 일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조카. 같은 세대인데 왜 이렇게 다른 길을 걷고 있을까.
프랑스 사회학자 루이 쇼벨은 1998년 『세대의 운명』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1968년 5월 혁명 이후 프랑스 청년들의 삶을 추적한 그는, 같은 시대를 살아도 세대 내부의 격차가 세대 간 격차보다 클 수 있음을 발견했다. 경제성장이 멈춘 시대, 기회의 문이 좁아질수록 청년들은 양극단으로 나뉜다는 것이었다.
한국의 Z세대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링크드인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2분기까지 프로필에 '크리에이터'라고 등록한 이들이 90퍼센트 증가했다. 동시에 배달, 대리운전, 가사도우미 같은 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청년도 급증했다. 한쪽은 자신을 CEO라 부르고, 다른 쪽은 하루 15시간씩 일해도 월 200만원을 벌기 힘들다.
이런 현상을 두고 누군가는 '도전정신'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생존전략'이라 해석한다. 과연 무엇이 맞을까. 쇼벨의 시선으로 보면 둘 다 틀렸다. 이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사라진 자리에 극단적인 선택지만 남았을 뿐이다.
1970년대 프랑스 청년들도 그랬다. 일부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 신화를 썼고, 대다수는 비정규직을 전전했다. 쇼벨은 이를 '세대의 균열'이라 불렀다. 같은 나이, 같은 학력을 가져도 출발점이 조금만 달라도 도착점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났다.
한국 사회는 이 균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성공한 청년 창업가를 영웅시하고, 플랫폼 노동자를 '노오력 부족'으로 치부하지는 않는가. 하지만 쇼벨의 연구가 보여주듯,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구조적 장벽이 존재한다.
더 나아가 그는 묻는다. 세대 내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사회 전체의 활력은 떨어진다고. 소수의 성공 사례 뒤에 가려진 다수의 좌절이 쌓이면, 그 사회는 지속가능한가. 1970년대 프랑스가 겪은 장기 침체의 시작도 바로 여기서부터였다.
지금 한국의 청년들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화려한 성공 스토리 뒤에, 새벽 배송을 나가는 또 다른 청년의 삶이 있다. 같은 세대, 다른 운명. 쇼벨이 20여년 전 프랑스에서 목격한 광경이 지금 여기서 반복되고 있다.
당신은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 좁혀야 한다고 생각하기는 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