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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3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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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밀려난 자리, 집을 떠맡은 사람들

서울 아파트 월세 확대와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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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6년 8월 전국 주택 전월세 신고에서 월세는 13만9455건으로 전세 5만9749건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서울은 1~8월 누적 월세 비중이 1년 전 64.1%에서 69.9%로 올랐고 아파트에서도 월세가 전세를 앞선 집계가 이어집니다. 전세가 밀려난 자리를 월세가 채우는 변화는 임차 가구가 매달 치러야 할 지출로 다가옵니다.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창비, 2021)는 가족의 집을 마련하고 지키는 일을 떠맡은 중산층 여성 25명의 기록입니다. 집을 산 사람과 세 들어 사는 사람은 처지가 다르지만 거주할 집을 개인과 가족이 확보해야 한다는 짐은 닮았습니다.
기사 속 숫자 정리
구분수치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2026년 8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19만9204건
같은 통계에서 2025년 8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21만3755건
2026년 7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21만985건
2026년 8월 전국 주택 전세 거래5만9749건
2026년 1∼8월 전국 전체 주택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거래 비중68.5%
2025년 1∼8월 전국 전체 주택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거래 비중62.2%
자료 | 국토교통부, 2026년 8월 주택통계 · 2026-09-30

2026년 8월 전국에서 신고된 주택 전월세 거래는 19만9204건입니다. 이 가운데 전세가 5만9749건, 보증부월세와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가 13만9455건이었습니다. 월세 신고가 전세의 두 배를 넘어선 셈입니다. 1년 전 같은 달 21만3755건, 한 달 전 7월 21만985건과 견주면 전체 거래 자체는 줄었습니다.

비중으로 보면 흐름이 더 또렷하죠. 전국 전체 주택에서 1~8월 월세 비중은 2025년 62.2%에서 2026년 68.5%로 올랐습니다. 아파트만 떼어 봐도 같은 기간 46.8%에서 52.7%로, 월세가 전세를 넘어섰습니다.

이 숫자를 조금 멀리서 보게 하는 책이 있습니다.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창비, 2021)는 중산층 여성 25명의 주거생애사를 추적합니다. 지금 월세 통계에 잡히는 세입자와 책 속 여성이 같은 집단은 아닙니다. 책의 당사자는 대체로 집을 사고 갈아탄 사람들이거든요.

■ 집을 맡아온 사람들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이 여성들은 남편과 자녀에게 충실한 가정경제 관리자가 되려고 부동산에 뛰어들었습니다. 집을 사고파는 결정, 대출을 감당하고 자산을 불리는 계산이 가족 안에서 이들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자녀 교육을 위해 아파트를 갈아탄 사례도 책이 다룹니다. 더 나은 학군, 더 오를 집을 좇아 살 곳을 옮기는 일은 가족의 미래를 짜는 노동이기도 했습니다.

그 노동의 뒷면에는 불안이 있습니다. 공개된 목차에는 ‘투기가 낳은 불안’이 한 절로 놓여 있습니다. 25명의 생애를 따라간 기록은 집이 자산으로 바뀌는 동안 사람들이 어떤 마음을 치렀는지 보여줍니다.

■ 월세가 앞선 도시

서울은 이 변화의 앞쪽에 서 있습니다. 서울 전체 주택의 1~8월 월세 비중은 2025년 64.1%에서 2026년 69.9%로 올랐습니다. 2026년 8월 서울 전월세 거래는 6만4332건으로 1년 전 6만5926건보다 조금 줄었고 그중 아파트가 1만9871건이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계약일 기준 참고자료를 보면 2026년 9월 서울 아파트는 월세 8029건, 전세 6603건입니다. 6월에도 월세 1만925건에 전세 8669건으로 월세가 앞섰습니다. 이 수치는 신고와 계약 해제에 따라 바뀌는 참고용 집계여서 특정 날짜의 고정값으로 읽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전세를 찾던 사람은 왜 월세 계약서로 옮겨 앉을까요?

■ 누가 비용을 떠안나

책은 그 답을 직접 건네기보다 방향을 가리킵니다. 오늘 월세 신고를 늘리는 당사자는 집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세 들어 사는 사람입니다. 책 속 여성이 집을 자산으로 굴린 쪽이라면, 오늘의 월세 세입자는 다달이 임대료를 치르는 쪽입니다.

그런데도 두 이야기가 맞닿는 자리가 있습니다. 집을 사든 세를 들든 거주할 곳을 확보하는 문제를 개인과 가족이 각자 떠안는다는 점입니다. 책 속 여성이 대출과 집값 등락을 가족 안에서 감당했듯 전세가 밀려난 자리에서 월세 세입자는 매달 나가는 임대료를 가계의 몫으로 떠안습니다.

전세가 줄어든다는 말은 세입자에게 무슨 뜻일까요? 한 번 목돈을 묶어 두는 대신 매달 현금을 내보내는 구조로 바뀐다는 뜻입니다. 전국 전세 거래가 5만9749건까지 내려온 8월의 숫자는 그 전환이 서울만의 일이 아님을 보여 줍니다.

집을 사는 일이든 세를 드는 일이든 주거의 안정을 사회가 아니라 개인과 가족의 장부에서 맞추라는 압력은 줄지 않았습니다. 2021년에 나온 책의 질문이 월세가 전세를 앞선 2026년 통계 위에서 다시 읽히는 까닭입니다.

가족을 위해 더 나은 집으로 짐을 싸 옮기던 책 속 여성의 뒷모습 위로, 전세 대신 월세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2026년의 손이 겹칩니다. 집을 마련하고 지키는 몫은 여전히 누군가의 어깨에 얹혀 있습니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1
월세가 전세를 앞섰다

2026년 8월 전국 월세 신고가 13만9455건으로 전세 5만9749건을 두 배 넘게 앞섰고 서울은 1~8월 누적 월세 비중이 69.9%까지 올랐습니다.

2
집을 떠맡은 사람들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는 가족의 주거를 책임진 중산층 여성 25명의 기록으로, 집을 마련하고 관리하는 일을 개인과 가족이 감당해 온 내력을 보여줍니다.

3
바뀐 것은 비용의 모양

집을 사든 세를 들든 주거 안정을 각자의 장부에서 맞추라는 압력은 그대로이고 목돈에서 매달 지출로 부담의 형태만 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