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교 야구의 성지 한신 고시엔 구장에 교토국제고등학교의 교가가 울려 퍼졌다. 한국어 가사가 포함된 교가를 4만 관중 앞에서 부르는 선수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한국계 학교가 일본 고교 야구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동포 자녀 교육을 위해 설립된 학교다. 한때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2000년대 들어 야구부를 강화하며 부활의 길을 걸었다. 현재 학생 약 400명 중 한국계는 10% 정도이며, 대부분 일본인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한국어 교가와 한국 문화 수업은 유지하고 있어 학교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교토국제고의 여정은 매 경기가 드라마였다. 1회전에서 강호 센바쓰 준우승팀을 꺾은 것을 시작으로, 준결승에서는 9회말 투아웃 상황에서 역전 홈런을 터뜨리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도쿄의 명문 니시니혼고로, 8회까지 1-1 동점이던 경기는 9회초 교토국제고의 결승타로 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팀의 에이스 투수 모리시타 겐타는 대회 6경기에서 평균 자책점 1.23의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결승타를 친 4번 타자 박진우는 재일동포 3세로,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지켜보셨을 것을 생각하면 더 감격스럽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교토국제고의 우승은 일본 사회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 주요 언론은 한국계 학교의 첫 우승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한국어 교가가 고시엔에 울려 퍼진 장면은 NHK 중계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며 화제가 됐다. 일본 야후 스포츠 기사에는 축하 댓글이 1만 건 이상 달렸다.
재일동포 사회의 감격은 더욱 컸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는 축하 성명을 발표하며 "교토국제고의 우승은 재일동포 80년 역사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의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계 학교의 고시엔 우승은 재일동포 사회가 일본 안에서 이룬 문화적 성취의 상징이다.
스포츠를 통한 감동적인 순간은 한일 양국 국민 사이의 상호 이해와 공감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한국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일본 사회에 통합된 학교의 사례는 다문화 공존의 모델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