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의 변신: 국민 볼펜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모나미 153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1963년 출시 이후 60년 넘게 팔린 국민 볼펜으로, 누적 판매량은 40억 자루에 이른다. 한국인 1인당 80자루꼴로 쓴 셈이다. 그 모나미가 볼펜 회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하고 나섰다.
변신의 배경에는 생존 문제가 있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필기구 시장은 해마다 줄고 있다. 국내 필기구 시장 규모는 2019년 대비 약 20% 감소했다. 학생 수 감소, 태블릿 보급, 전자서명 확산이 겹쳐 볼펜의 입지가 좁아졌다. 볼펜만 팔아서는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출발점이 됐다.
모나미가 택한 방향은 브랜드 경험의 확장이다.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모나미 스토어는 문구점이 아니라 체험 공간에 가깝다. 커스텀 잉크 제조, 캘리그래피 클래스, 한정판 굿즈 판매가 이뤄진다.
협업도 잇따랐다. 배달의민족, 카카오프렌즈, 무인양품과 손잡은 한정판 제품을 내놨고 패션 브랜드와의 크로스오버도 시도했다. 500원짜리 볼펜의 이미지를 입힌 프리미엄 다이어리는 3만 원에 팔린다.
회의적 시각도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전환은 여러 전통 제조업체가 시도했지만 성공률이 높지 않았다. 제조업이라는 핵심 역량에서 벗어나 감성과 경험을 파는 일은 다른 조직 문화와 인재를 요구한다. 모나미가 이 전환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모나미 153이라는 원형 자체가 갖는 힘도 있다. MZ세대에게는 부모 세대의 물건이라는 레트로 감성으로 소구하는데, 뉴트로 트렌드가 오래된 브랜드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