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포르마시옹

박연준 시인의 『우리는 아름답고 끔찍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문학동네, 2016)는 일상 속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감정들을 깊숙이 살피며,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내면의 결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시집이다. 화요일 저녁이 찾아오면, 주말의 여운은 희미해지고 주중의 피로가 서서히 쌓이기 시작한다. 이 시집은 바로 그러한 묘한 시간대에 조용히 다가와, 마음 한편에 숨겨둔 물음표들을 부드럽게 풀어낸다.시집에는 “너는 내게 오랜 자장가였고, 때론 결코 깨어날 수 없는 꿈이었다”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자장가와 꿈은 흔히 ‘위로’와 ‘쉼’을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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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준 시인의 『우리는 아름답고 끔찍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문학동네, 2016)는 일상 속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감정들을 깊숙이 살피며,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내면의 결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시집이다. 화요일 저녁이 찾아오면, 주말의 여운은 희미해지고 주중의 피로가 서서히 쌓이기 시작한다. 이 시집은 바로 그러한 묘한 시간대에 조용히 다가와, 마음 한편에 숨겨둔 물음표들을 부드럽게 풀어낸다.

시집에는 “너는 내게 오랜 자장가였고, 때론 결코 깨어날 수 없는 꿈이었다”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자장가와 꿈은 흔히 ‘위로’와 ‘쉼’을 상징하지만, 시인의 문장 안에서는 그 편안함 이면에 존재하는 불안과 염려를 동시에 암시한다. 포근한 동시에 아득한 느낌이 교차하는 이 문장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똑같이 찾아오는 모순적인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면서도, 편안함과 불안이 동시에 밀려오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시집의 제목에 담긴 “아름답고 끔찍한 비밀”이라는 표현은 마치 우리가 품고 있는 가장 빛나면서도 무거운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 기억은 마음 한구석에서 아물지 않은 상처이거나, 반대로 너무 강렬해서 쉽게 잊히지 않는 황홀감일 수도 있다. 박연준 시인은 이러한 양가적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자기만의 소중한 ‘비밀’을 다시금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시인이 들려주는 조용한 고백은, 어떤 비밀이든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음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화요일이라는 시간은 주말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일의 무게가 가시지 않고 도리어 더 뚜렷해지는 날이기도 하다. 그런 날 밤이 찾아올수록, 우리는 마음속 목소리에 귀 기울일 여유가 간절해지곤 한다. 박연준 시인의 시들은 바로 그 여유를 선물처럼 안겨주며,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닌 은근한 아름다움을 더욱 예민하게 포착하도록 돕는다.

발견과 상실, 기쁨과 두려움이 동시에 떠오르는 이 시집은 독자의 내면 풍경을 일종의 거울처럼 비추어준다. 때론 그 거울이 너무 솔직해서 약간의 두려움이 따르기도 하지만, 그 순간 우리는 진짜 내 마음이 향하고 있는 곳을 비로소 느낄 수 있다. ‘아름답고 끔찍한 비밀’이라는 표현대로, 우리의 감정은 어딘가 모순되고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우리는 아름답고 끔찍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화요일 저녁의 고요와도 잘 어울리는 시집이다. 밤이 깊어갈수록 묘하게 깨어나는 감각들을 부드럽게 감싸주며, 내가 잊고 지내던 내면의 속삭임을 새삼스럽게 되살려준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박연준 시인의 한 편을 펼쳐보길 권한다. 이 시집에서 들려오는 ‘부드럽고도 예민한 시선’은 지친 마음을 잠시라도 쉬어가게 해줄, 작은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이 기사는 공공 데이터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