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

‘민주주의 자부심’ 높아졌지만… 민주화운동 역사 인식은 뒷걸음

맥락민주화운동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국민 정서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전국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민주화운동인식도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8명꼴로 ‘민주화운동이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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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국민 정서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전국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민주화운동인식도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8명꼴로 ‘민주화운동이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자긍심 점수는 79.7점으로 전년보다 상승했고, 사회 발전 기여도(79.3점)와 민주화운동의 중요성 인식(82.8점) 역시 긍정적 흐름을 보였다. 한국 민주주의 전반에 대한 만족도도 56.6점으로, 지난해보다 3.7점 올랐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 평가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운동의 구체적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수준은 오히려 낮아졌다. 조사에서 ‘본인의 역사 인식 수준’은 56점에 머물렀는데, 이는 전년보다 2.5점 떨어진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민주화운동을 추상적 가치로는 긍정하지만, 실제 사건과 과정에 대한 학습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고려대 정일준 교수는 “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민주적 전환을 이룬 경험에 대한 국민적 자부심이 강화됐으나, 그 과정의 세밀한 이해는 여전히 과제”라고 분석했다. 

정치·사회 갈등에 대한 체감 지수는 여전히 높았다. 여당과 야당의 대립은 84.5점, 진보와 보수 갈등은 84.4점으로 집계돼 주요 현안 가운데 가장 심각한 갈등 요인으로 꼽혔다. 지역, 세대, 성별 갈등도 60점대 후반에서 70점대를 기록하며 뚜렷한 균열을 보여줬다. 이는 민주주의 성과를 체감하면서도 정치적 양극화가 제도적 신뢰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한계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한국 민주주의가 한편으로는 ‘성숙’이라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 ‘균열 관리’라는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올해 6월 개관한 민주화운동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이나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 등은 역사적 현장을 통한 교육과 기념 활동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민 참여와 교육 프로그램의 실질적 확산 없이는 역사 인식 개선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빠른 진전을 이룬 편이다. 

스페인은 프랑코 독재 체제가 무너진 뒤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거사 정리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동유럽 여러 국가는 민주주의 제도의 형식적 정착 이후에도 시민적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한국의 경우 1987년 체제 이후 40년이 채 되지 않아 민주주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다만 그 성과를 미래 세대가 체계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맥락을 깊이 이해하도록 만드는 교육적 장치가 절실하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의 만 18세 이상 국민 11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주요 문항은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 인식 △민주화운동 평가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및 참여 의식 △민주주의 인식 및 현안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역할 등으로 구성됐다.

보다 상세한 조사 결과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누리집 자료실의 ‘민주화운동인식도조사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민주화운동에 대한 국민 인식도 변화
출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