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남서부 도시 바우브지흐의 BWA 미술관에 ‘마인드붐 2025: 우리는 지금도, 현재도, 계속해서 자유를 연습한다’가 막을 올렸다. 한국의 광복 80주년과 폴란드 승전 105주년을 동시에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두 나라의 역사적 맥락을 단순히 회상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기념식에 가까운 분위기를 넘어, 자유라는 개념을 예술 언어로 재해석하려는 실험에 방점이 찍혔다. 현장을 찾은 안나 엘즈비치약 부시장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프닝 무대는 란 중 쉬안의 ‘Target Sheets’s Flying Time’으로 꾸며졌다. 군사 훈련용 표적지를 종이비행기로 변환해 날리는 작업인데, 관객이 직접 참여하면서 긴장 대신 웃음이 흘렀다. 폭력의 상징이 평화의 놀이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다니며 비행기를 날렸는데, 그 장면 자체가 메시지였다”는 한 관람객의 말이 전시 의도를 잘 설명해준다.
한국 작가들의 작업도 눈길을 끌었다. 정은영은 해방 직후 대중적 인기를 끌었지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여성국극’을 다시 꺼내 들었다. 아카이브와 비평적 해석을 통해, 우리가 놓쳐온 서사를 무대 위에 다시 세웠다. 나현은 라인강 강변에 설치한 말뚝이 범람으로 무너져가는 과정을 기록한 ‘파일-라인’ 시리즈를 전시했다. 인간이 만든 경계가 자연의 흐름 앞에서 어떻게 무력해지는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 작업이다.
폴란드 포토젠 갤러리의 파벨 봉콥스키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두고 “독립을 기념하는 단순한 사건을 넘어선다”며 “보이지 않는 사회적 통제 속에서 자유가 어떤 얼굴로 바뀌고 있는지 탐구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전시는 한국과 폴란드라는 두 나라의 역사적 경험을 넘어, 오늘날 세계가 공유하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었다.
‘마인드붐 2025’는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리며, 오는 11월 2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관계자는 “현장을 찾으면 단순히 작품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자유라는 주제를 각자 삶의 언어로 되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