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의 갈비뼈가 부러지고, 일반 승객이 위협받는 아수라장이 반복됐던 '연예인 공항패션' 촬영 관행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공항공사는 지난 24일 공항경찰단, 사설 경비업체 등과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연예인 출국 시 '공항이용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다중인파 운집을 관리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사실상 무질서한 공항패션 촬영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수년간 이어져 온 비정상적인 관행이 퇴출 수순을 밟게 될지 주목된다.
그동안 '공항패션'은 K팝 문화의 일부로 여겨졌지만, 그 이면에서는 심각한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그룹 NCT드림의 출국 과정에서는 경호원에게 밀린 팬의 갈비뼈가 골절됐고, 그룹 크래비티의 10대 팬은 인파에 밀려 넘어져 뇌진탕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문제는 연예인 팬덤뿐 아니라 공항을 이용하는 일반 승객에게까지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점이다.
소속사가 고용한 사설 경호원들은 일반 승객의 통행을 막거나 고성을 지르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일쑤였다. 최근 배우 변우석의 경호원은 아무 권한 없이 일반인의 여권과 탑승권을 확인해 월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 공항 관계자는 "공항은 엄연한 국가보안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예기획사와 팬덤이 이곳을 사적인 홍보 공간처럼 여기면서 무질서가 극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가 내놓은 개선안의 핵심은 '사전신고제'다.
앞으로 연예인 측은 출국 일정과 예상 운집 인원, 안전요원 배치 계획 등이 담긴 '공항이용계획서'를 공항 측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공항공사는 제출된 계획서를 바탕으로 공항경찰단과 협력해 사전에 안전인력을 배치하고, 일반 승객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예측 불가능했던 '게릴라성' 출국을 체계적인 관리의 영역으로 편입시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문화'라는 이름으로 묵인되어 온 안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더 이상 공항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이용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실효성을 거둘 경우, 상업적 홍보를 위해 공항의 안전과 질서를 희생시켰던 기형적인 '공항패션' 문화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