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원격근무 비율이 팬데믹 이전 대비 5~7배 확대된 가운데, 한국 근로자들이 주요 선진국보다 재택근무를 더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실제 경험률에도 불구하고 향후 재택근무 희망 비중은 5개국 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경력 단절 방지’ 효과의 긍정도가 가장 높게 조사됐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재택근무 미래 선호도는 75%로 미국(68%), 독일(65%), 영국(62%), 일본(58%)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단순한 편의 추구가 아니라, OECD 최장 수준의 연간 근로시간(1,901시간)과 맞물린 구조적 피로가 반영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의 실제 재택근무 경험률이 36.4%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5개국 중 4위에 해당하는 이 수치는 근로자의 기대와 기업 현실 사이의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하이브리드 근무가 표준으로 자리 잡은 반면, 한국은 여전히 대면 중심 문화가 지배적이다.
재택근무 선호의 이면에는 경력 단절 방지라는 절박한 현실이 있다. 한국 여성의 경력 단절 비율은 2023년 기준 17.8%로, 30~40대 여성 5명 중 1명 가까이가 돌봄 부담으로 직장을 떠나고 있다. 재택근무는 이들에게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인식된다.
일본의 낮은 선호도(58%)는 역설적으로 한국에 시사점을 준다. 일본은 2019년부터 '일하는 방식 개혁법'을 시행하며 초과근무 상한을 법제화했고 이로 인해 재택근무관련 절박함이 상대적으로 낮다. 한국도 근로시간 단축 없이 재택근무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한국 기업들이 재택근무 정책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인재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 글로벌 인재 경쟁에서 유연근무제는 이미 핵심 채용 조건이 됐으며 2025년 링크드인 조사에서도 구직자의 82%가 원격근무 옵션을 우선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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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표준으로 제시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대면 중심을 고수할 경우 우수 인력이 해외로 이탈할 위험이 높다. 특히 IT·금융 등 고숙련 직종에서 이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출산율 0.65명 시대, 여성 경력단절 17.8%는 단순 복지정책으로 해결 불가능하다. 재택근무는 돌봄과 경력을 양립할 수 있는 구조적 대안이며 선호도 75%는 정책 전환의 명확한 근거다.
일본 사례는 재택근무만으로는 불충분함을 보여준다. OECD 최장 근로시간을 유지한 채 재택근무만 도입하면, 집에서의 초과근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주 52시간제의 실질적 정착이 선행돼야 한다.
국가별 재택근무 미래 선호도 비교. 한국: 재택근무 미래 선호도: 75%; 미국: 재택근무 미래 선호도: 68%; 독일: 재택근무 미래 선호도: 65%; 일본: 재택근무 미래 선호도: 58%; 영국: 재택근무 미래 선호도: 62%. 출처: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 재편 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