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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째주 · 2024
[3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이는 실제 후쿠시마 이주민들이 직면한 딜레마와 정확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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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이는 실제 후쿠시마 이주민들이 직면한 딜레마와 정확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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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해안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강타했다. 원자로 3기가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체르노빌 이후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고, 반경 20km 이내 주민 약 16만 명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후타바마치, 오쿠마마치, 나미에마치 등 원전 인근 마을 주민들은 방사능 공포 속에서 급히 짐을 싸들고 피난길에 올랐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며칠이면 돌아올 수 있으리라 믿었지만, 1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역사 사건

일본 후쿠시마 이주민.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후쿠시마 이주민들의 삶은 단순히 거주지를 옮긴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초기에 혼란스러운 대응으로 주민들의 신뢰를 잃었고, 동경전력(TEPCO)은 사고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했다. 피난 구역 설정과 해제를 둘러싼 논란,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의 실효성 문제, 보상금 지급을 둘러싼 갈등은 이주민 공동체를 분열시켰다. 무엇보다 '자주 피난자'와 '강제 피난자' 사이의 차별적 대우는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었다. 원전 사고는 단순한 환경 재난이 아니라 일본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 정치적 사건이었다.

후나하시 아쓰시 감독의 다큐멘터리 Nuclear Nation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부터 2년간 후타바마치 주민들의 피난 생활을 밀착 추적한다. 영화는 사이타마현의 폐교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시작해, 주민들이 가설주택으로 이주하고 흩어지는 과정을 담담히 기록한다. 감독은 특별한 내레이션이나 음악 없이, 주민들의 일상적인 대화와 표정, 침묵의 순간들을 통해 그들이 겪는 상실감과 분노, 체념을 전달한다. 특히 30년간 후타바마치 정장을 지낸 이도가와 가쓰타카가 정부와 동경전력에 맞서 주민들의 권익을 지키려 분투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 스틸

Nuclear Nation (2012), 후나하시 아쓰시 감독. ⓒ Production Company

후쿠시마 이주민들의 현실과 Nuclear Nation이 만나는 지점은 '강요된 선택'이라는 주제다. 영화 속 주민들은 귀환과 정착, 저항과 순응, 연대와 고립 사이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는다. 이는 실제 후쿠시마 이주민들이 직면한 딜레마와 정확히 일치한다. 고향에 대한 애착과 방사능에 대한 공포, 정부 보상금에 대한 의존과 자립에 대한 열망, 공동체 유지에 대한 책임감과 개인의 생존 욕구가 충돌한다. 영화는 이러한 모순적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2024년 현재, 후쿠시마 이주민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정부는 제염 작업을 근거로 피난 지시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있지만, 많은 주민들은 여전히 귀환을 망설인다. 특히 젊은 세대와 아이를 둔 가족들의 귀환율은 극히 낮다. 한편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은 이주민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겼다. 그들의 고향은 이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영원히 오염된 땅으로 낙인찍힐 위험에 처했다. 후쿠시마는 현대 문명이 만든 난민의 비극적 초상이다.

원전 사고가 만든 이주민들의 삶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를 고향이라 부를 수 있을까? 땅과 집, 이웃과 추억이 사라진 곳을 여전히 고향이라 할 수 있을까? Nuclear Nation은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카메라는 묵묵히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며,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후쿠시마 이주민들의 13년은 단순한 시간의 경과가 아니라, 현대 문명의 취약성과 인간 존엄성의 의미를 되묻는 긴 여정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우리의 질문도 계속되어야 하지 않을까?

공식 예고편

Nuclear Nation (2012) — 후나하시 아쓰시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