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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째주 · 2024
[6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이스라엘 사회는 레바논 전쟁의 트라우마를 억압하고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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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이스라엘 사회는 레바논 전쟁의 트라우마를 억압하고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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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9월 16일 저녁, 레바논 베이루트의 사브라와 샤틸라 난민촌에서 끔찍한 학살이 시작되었다. 이스라엘군이 주둔한 가운데 기독교계 팔랑헤당 민병대가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진입해 3일간 800명에서 3,500명에 이르는 민간인을 무차별 살해했다.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이었던 아리엘 샤론은 민병대의 진입을 허가했고, 이스라엘군은 조명탄을 쏘아 올려 학살을 방조했다. 이 사건은 레바논 전쟁에 참전했던 수많은 이스라엘 젊은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들은 자신들이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들의 후손이면서 동시에 학살의 방관자가 되었다는 모순적 정체성 속에서 고통받았다.

역사 사건

이스라엘 레바논전 트라우마.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레바논 전쟁은 1982년 6월 이스라엘이 PLO를 축출하기 위해 레바논을 침공하면서 시작되었다. '갈릴리 평화 작전'이라는 명목으로 시작된 이 전쟁은 곧 복잡한 레바논 내전의 수렁에 빠졌다. 이스라엘은 기독교계 민병대와 동맹을 맺었고, 이들은 PLO 지도자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학살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4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전 시위가 일어났다. 조사위원회는 샤론에게 간접 책임을 물어 국방장관직에서 사임하게 했다. 이 전쟁은 이스라엘 사회에 깊은 균열을 남겼고,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신화를 무너뜨렸다.

2008년 개봉한 아리 폴만 감독의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Waltz with Bashir는 감독 자신의 잃어버린 전쟁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폴만은 19살에 레바논 전쟁에 참전했지만, 사브라와 샤틸라 학살 당시의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는 전우들을 찾아다니며 그날의 기억을 재구성하려 한다. 영화는 꿈과 환상, 기억과 망각이 뒤섞인 초현실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전쟁의 트라우마를 표현한다. 특히 조명탄 아래에서 왈츠를 추듯 총을 난사하는 병사의 이미지는 전쟁의 광기와 아름다움이 기괴하게 결합된 순간을 포착한다. 영화는 마지막에 실제 학살 현장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여주며 애니메이션의 환상을 깨뜨린다.

영화 스틸

Waltz with Bashir (2008), 아리 폴만 감독. ⓒ Production Company

폴만의 영화는 개인의 기억 상실이 곧 집단적 망각의 알레고리임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사회는 레바논 전쟁의 트라우마를 억압하고 침묵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그날의 기억을 왜곡하거나 부인한다. 한 정신과 의사는 "기억은 살아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끊임없이 기억을 재구성한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방어기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역사 서술과도 연결된다.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라는 이중적 정체성, 홀로코스트의 기억과 팔레스타인 억압의 현실 사이의 모순은 이스라엘 사회가 직면한 근본적 딜레마다. 영화는 이 모순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한다.

사브라와 샤틸라 학살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보복 공격으로 다시 한 번 중동에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폭력의 순환은 끝나지 않았고, 새로운 세대가 전쟁의 트라우마를 물려받고 있다. 폴만의 영화가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어떻게 가해의 역사를 기억하고 책임질 것인가? 트라우마는 개인의 상처일 뿐 아니라 역사적 책임의 문제이기도 하다. 진정한 평화는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전쟁의 기억은 늘 선택적이다. 우리는 영웅적 순간만 기억하고 싶어 하지만,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Waltz with Bashir는 망각에 저항하는 영화다. 감독은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서면서 이스라엘 사회 전체의 억압된 기억과 마주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은 오히려 트라우마의 비현실성과 기억의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데 적합했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 울부짖는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실제 모습은 모든 예술적 장치를 뚫고 날것의 진실을 드러낸다. 우리는 과연 타인의 고통 앞에서 얼마나 정직할 수 있는가? 역사의 가해자가 되었을 때,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공식 예고편

Waltz with Bashir (2008) — 아리 폴만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