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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째주 · 2025
[2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둘 다 '전쟁 강간'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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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둘 다 '전쟁 강간'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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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4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가 포위되자 도시는 지옥으로 변했다. 세르비아계 무장세력은 체계적인 민족청소를 시작했고, 특히 무슬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전쟁 무기로 사용되었다. 당시 16세였던 바키라 하시치는 비셰그라드의 수용소에서 3개월간 반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 그녀처럼 약 5만 명의 보스니아 여성이 강간 수용소에서 고통받았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들의 상처는 침묵 속에 묻혀 있었다. 가해자들은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피해 여성들은 가족과 사회의 편견 속에서 이중의 고통을 견뎌야 했다.

역사 사건

보스니아 여성 생존자.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보스니아 전쟁에서의 성폭력은 단순한 개인 범죄가 아니었다. 그것은 민족 정체성을 파괴하려는 조직적 전략이었다. 세르비아계 지도부는 무슬림 여성을 임신시켜 '세르비아 아이'를 낳게 함으로써 민족의 순수성을 오염시키려 했다. 국제사회는 뒤늦게 이를 전쟁범죄로 규정했지만, 정의 실현은 더뎠다. 2001년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는 처음으로 전시 성폭력을 반인도적 범죄로 판결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해자는 여전히 처벌받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전쟁의 부수적 피해'로 치부되었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가 설립되었지만, 여성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렀다.

야스밀라 즈바니치 감독의 Grbavica는 전쟁이 끝난 지 10년 후 사라예보를 배경으로 한다. 싱글맘 에스마는 12살 딸 사라와 함께 그르바비차 지구의 낡은 아파트에 산다. 사라는 학교 수학여행비 면제를 받으려면 아버지가 전쟁영웅이었다는 증명서가 필요하다. 에스마는 딸에게 아버지가 샤히드(순교자)라고 말해왔지만, 증명서를 구할 수 없다. 미르야나 카라노비치는 비밀을 간직한 어머니의 고통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영화는 전쟁의 상흔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지속되는지, 침묵이 어떻게 또 다른 폭력이 되는지를 조용히 드러낸다.

영화 스틸

Grbavica (2006), 야스밀라 즈바니치 감독. ⓒ Production Company

바키라 하시치와 같은 실제 생존자들의 이야기는 에스마라는 허구의 인물을 통해 보편적 진실로 확장된다. 둘 다 '전쟁 강간'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 역사는 이들을 '피해자'로 기록하지만, 영화는 이들이 '어머니'이자 '생존자'임을 보여준다. 에스마가 딸에게 진실을 털어놓는 순간은 수많은 보스니아 여성들이 겪었을 고통스러운 선택을 압축한다. 전쟁범죄의 증거인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그 기원을 설명해야 하는 모순. 즈바니치 감독은 이 딜레마를 통해 전쟁이 개인의 가장 내밀한 영역까지 침투하는 방식을 포착한다.

2025년 현재, 전시 성폭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크라이나, 수단, 미얀마에서 여성의 몸은 여전히 전쟁터가 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성폭력을 전쟁범죄로 기소하지만, 처벌은 여전히 예외적이다. 보스니아의 경험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바키라 하시치는 2012년 '잊혀진 전쟁 아이들' 협회를 설립하고 공개 증언을 시작했다. 그녀의 용기는 다른 생존자들에게 힘이 되었다. 그러나 보스니아 사회는 여전히 이들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신분 증명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쟁은 끝났지만 상처는 세대를 넘어 전달된다. Grbavica의 사라처럼, 수만 명의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묻고 있다. 역사는 이들에게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 정의는 가해자 처벌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피해자의 일상 회복까지 포함해야 하는가? 침묵을 강요받았던 여성들이 말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무엇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전쟁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이들의 투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질문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식 예고편

Grbavica (2006) — 야스밀라 즈바니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