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3월 16일, 베트남 꽝응아이성의 미라이 마을에서 미군 찰리 중대가 민간인 504명을 학살했다. 윌리엄 칼리 소위가 지휘한 이 부대는 베트콩 소탕 작전 중 무고한 주민들을 무차별 사살했고, 그중에는 노인과 여성, 어린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사건은 1년 반이 지난 후에야 세상에 알려졌고, 미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전쟁의 명분과 도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었다. 베트남전은 더 이상 자유 수호의 전쟁이 아니라 광기와 폭력의 늪이었다.
베트남전 전투의 광기.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미라이 학살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었다. 그것은 베트남전이라는 거대한 광기의 축소판이었다. 정글전의 특성상 적과 민간인을 구분하기 어려웠고, 매일 같이 이어지는 게릴라전은 미군의 정신을 갉아먹었다. 상부의 압박과 전과 경쟁, 그리고 인종적 편견이 뒤섞여 폭력은 일상이 되었다. 전쟁은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켰고, 살인은 임무가 되었다. 베트남전은 미국이 치른 전쟁 중 가장 긴 전쟁이었고, 가장 많은 상처를 남긴 전쟁이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Apocalypse Now는 조셉 콘래드의 '어둠의 심연'을 베트남전으로 옮긴 작품이다. 윌라드 대위(마틴 쉰)는 정글 깊숙이 들어가 미쳐버린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은 전쟁의 광기로 가는 길이다. 킬고어 중령(로버트 듀발)의 "나는 아침에 맡는 네이팜 냄새를 좋아한다"는 대사는 전쟁의 비정상성을 상징한다. 영화는 전쟁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둠을 탐구한다.
Apocalypse Now (1979),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 Production Company
미라이 학살과 Apocalypse Now는 전쟁이 인간을 어떻게 괴물로 만드는지 보여준다. 칼리 소위와 커츠 대령은 모두 전쟁이 만든 괴물이다. 그들은 처음부터 악인이 아니었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 그들을 변화시켰다. 영화 속 커츠의 독백 "공포... 공포..."는 전쟁의 본질을 꿰뚫는다.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집단 광기다. 미라이에서 일어난 일은 영화가 그린 지옥도의 현실 버전이었다.
베트남전이 끝난 지 50년이 지났지만, 전쟁의 광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학살은 반복된다. 첨단 무기는 더 정교해졌지만, 전쟁의 잔혹성은 변하지 않았다. Apocalypse Now가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인간의 폭력성은 숙명인가? 역사는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고, 우리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쟁은 인간성을 시험하는 극한의 상황이다. 미라이 학살의 가해자들도, Apocalypse Now의 등장인물들도 한때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괴물이 된 것은 전쟁이라는 시스템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을 비난하기 전에 자문해야 한다. 같은 상황에서 나는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 전쟁의 광기 속에서 인간성을 지킬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 모두는 잠재적 커츠 대령인가?

![[12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칼리 소위와 커츠 대령은 모두 전쟁이 만든 괴물이다](https://pltpjrfdfxxbnivrtoew.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films/apocalypse_now_backdrop.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