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대형 IT 기업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입사 지원자 제임스 밀러가 회사의 '유전자 적합성 검사'에서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 47%라는 결과를 받고 채용이 거부된 것이다. 이 사건은 즉시 전국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23년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자발적 유전자 스크리닝'이 사실상 고용 차별의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밀러는 "나의 미래 가능성이 아닌 현재 능력으로 평가받고 싶다"며 법적 대응을 시작했고, 이는 유전자 정보 활용의 윤리적 한계를 묻는 중요한 시험대가 됐다.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 완료, 2003년. 13년간의 국제 공동연구로 인간 DNA 30억 쌍의 염기서열 해독을 완료한 생명과학의 이정표. ⓒ 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
이 사건의 배경에는 2020년대 중반 이후 급속히 발전한 유전자 분석 기술과 빅데이터의 결합이 있었다. 보험회사들은 이미 2024년부터 '유전자 리스크 평가'를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기 시작했고, 일부 명문 사립학교들은 입학 전형에서 '학습 능력 관련 유전자 마커'를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과학적 합리성'과 '효율성'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계급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유전자 정보가 개인의 운명을 결정짓는 '유전자 결정론'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뒤늦게 '유전자 정보 보호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미 사회 전반에 퍼진 차별의 관행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1997년 앤드루 니콜 감독의 Gattaca는 놀랍도록 현재의 상황을 예견한 작품이다. 영화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적격자'와 자연 출산으로 태어난 '부적격자'로 나뉜 미래 사회를 그린다. 주인공 빈센트(에단 호크)는 심장 결함과 30년 기대 수명을 가진 부적격자지만, 우주 비행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적격자 제롬(주드 로)의 신분을 빌려 가타카 우주 센터에 잠입하고, 매일 그의 혈액과 소변, 머리카락을 이용해 신분을 위장한다. 에단 호크는 유전자라는 운명에 맞서는 인간의 의지를 섬세하게 표현했고, 우마 서먼은 적격자이면서도 시스템에 회의를 품는 아이린 역을 통해 완벽한 사회의 균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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