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육아 비용이 문제인가.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영유아 가구 소비실태 5차년도 조사가 답을 보여준다. 만 0~6세 자녀를 둔 가구 2,393곳을 조사한 결과, 육아 관련 지출이 월평균 327만원에 달했다.
이는 가구 월평균 소득 654만원의 정확히 50%다. 2021년 45%에서 매년 상승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OECD 평균 육아비 지출 비중 35%와 비교하면 한국 부모들이 짊어진 부담이 얼마나 큰지 드러난다.
구조적으로 보면 더 심각하다. 영유아 1인당 월평균 지출은 109만원. 2021년 89만원에서 3년 만에 22.5% 뛰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누적 12.3%의 거의 두 배다. 특히 사교육비가 월 32만원으로 전체 육아비의 29.4%를 차지한다. 영어유치원, 놀이학교 등 조기교육 열풍이 육아비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부모급여 확대, 아동수당 인상으로 대응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2024년 부모급여를 0세 100만원, 1세 50만원으로 올렸어도 실제 육아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전체 육아 가구의 72%가 "정부 지원금이 실질적 도움이 안 된다"고 답한 이유다.
저출생 대책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2024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떨어진 배경에는 육아비 부담이 자리한다. 둘째 출산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경제적 부담 때문에 포기했다"는 응답이 68%에 달했다. 첫째 양육비만으로도 가계가 휘청이는데 둘째를 낳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 달 발표될 저출생 대응 종합대책이 주목받는 이유다. 단순히 현금 지원을 늘리는 것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공공 보육 인프라 확충, 사교육 수요를 흡수할 공교육 강화, 육아휴직 급여 현실화 등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육아비가 소득의 절반을 넘어선 지금, 정책 패러다임 전환 없이는 저출생 해결도 요원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