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4월부터 시작된 일이다. 당시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며 '소아과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2025년까지 소아과 전문의가 357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실은 달랐다.
2년이 지난 지금, 의료계 내부에서는 여전히 정원 확대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의사단체들은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명분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소아과처럼 필수 진료과목의 인력 부족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숫자와 현실의 괴리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전문가들은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지역별, 진료과목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서울 대형병원에 몰린 의료 인력이 지방 중소도시로 분산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핵심이다.
비슷한 갈등은 과거에도 있었다. 2020년 의대 정원 확대 시도 당시에도 의료계는 집단행동으로 맞섰고, 결국 정부가 한 발 물러났다.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소아과 폐업은 계속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3년 대비 2025년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는 전국적으로 8% 감소했다. 특히 인구 10만 명 이하 중소도시에서는 15% 이상 줄었다. 숫자상으로는 의사가 늘어도 실제 진료 현장은 오히려 축소되는 역설이다.
의료계와 정부의 대립이 장기화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진료 대기 장기화 같은 문제는 이미 일상이 됐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만 반복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음 수순은 예측 가능하다. 의사단체는 실력행사 카드를 꺼내 들 것이고,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이나 행정처분으로 맞설 것이다. 그 사이 필수의료 분야의 공백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시민들이 알아야 할 것은 명확하다. 의료 인력 문제는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니라 지역과 진료과목 간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