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통계청이 인구 위기를 경고할 때만 해도 출산율이 최대 화두였는데, 2025년 8월엔 기후 재해가 더 급한 현안이 됐다. 통계청이 27일 발표 예정인 6월 인구동향과 7월 인구이동통계보다 12호 태풍 '링링'의 진로가 더 주목받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한 적은 아직 없다. 링링도 중국 상하이 방면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수도권과 강원 내륙에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공식 경로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민간 예보 기관들은 한반도 서해안을 스치며 지나갈 것으로 본다.
인구 통계는 매달 나오지만 관심은 식었다. 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뒤,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별 효과를 못 봤기 때문이다. 대구의 경우 2023년 2분기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보다 15% 줄었다. 전국 평균 감소율 12%보다 높다.
기후 위기와 인구 감소는 따로 놓고 볼 문제가 아니다. 젊은 세대가 출산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가 살아갈 미래 환경'에 대한 불안이다. 202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 20~30대 응답자의 34%가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 불확실성'을 출산 기피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저출산 예산으로 50조원을 편성했지만, 기후 적응 예산은 5조원에 그친다. 인구정책실은 있어도 기후정책실은 없다. 출산 장려금은 늘어도 탄소 감축 목표는 후퇴했다.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인구 통계가 나올 것이다. 숫자는 계속 떨어질 테고, 정부는 또 대책을 발표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정말로 듣고 싶은 건 '2050년 한반도가 살만한 곳일 것'이라는 확신이다. 출산율 통계와 태풍 경로를 따로 보는 한, 두 문제 모두 해결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