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분의 1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호황 속에서도 거래소의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진 셈이다.
두나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7% 감소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수수료 경쟁 심화와 규제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가상자산 시장은 올해 들어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90% 이상 상승하며 10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거래소들의 수익성은 되레 악화되고 있다.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인하 경쟁이 거래소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 업비트는 올해 초 거래 수수료를 0.05%에서 0.04%로 낮췄고, 경쟁사들도 줄줄이 따라 내렸다. 연간 거래액이 1000조 원에 달하는 시장에서 0.01%포인트 인하는 연간 1000억 원의 수익 감소를 의미한다.
규제 대응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거래소에 요구하는 내부통제 기준이 강화되면서, 두나무는 올해 컴플라이언스 인력을 전년보다 30% 늘렸다. 보안 시스템 구축에만 수백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소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서고 있다. 두나무는 최근 NFT 마켓플레이스와 스테이킹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 진출도 검토 중이다. 빗썸은 기관투자자 대상 커스터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초기 폭발적 성장기를 지나 이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단순 거래 중개를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거래소의 수익 구조 변화다. 과거에는 거래 수수료가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스테이킹 수수료, 입출금 수수료, 상장 수수료 등으로 수익원이 다각화되고 있다. 두나무의 경우 비거래 수익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면서 거래소들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코인을 사고파는 장소에서, 디지털 자산 관리와 투자를 돕는 종합 금융 서비스 제공자로 변모하고 있다. 두나무의 실적 악화는 이런 전환기의 진통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