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핀테크·가상자산

두나무 영업익 27% 급감, 가상화폐 겨울에 갇힌 K-핀테크

맥락두나무, 2025년 영업이익 26.7% 감소 전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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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업비트라운지. 한때 투자자들로 북적이던 이곳이 한산해진 지 오래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1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6.7% 줄어들 전망이다.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직격탄이 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2021년 11월 8만 달러를 찍은 뒤 급락하면서 거래량이 얼어붙었고, 업비트 수수료 수입도 덩달아 줄었다. 두나무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업비트 거래 수수료에 의존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직원 20%를 감원했고, 바이낸스도 1000명 이상을 정리해고했다. 한국에선 빗썸과 코인원이 적자 전환하거나 매각설에 휩싸였다. 두나무만 버티고 있지만 실적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정부 규제도 부담이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7월부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시행한다. 거래소는 고객 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에 보관해야 하고, 보험 가입도 의무화된다. 준법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두나무는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증권형 토큰 발행(STO) 플랫폼을 준비 중이고, 람다256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기업 블록체인 서비스도 확대한다. 하지만 아직 의미 있는 매출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업비트 이용자 800만 명의 투자금도 우려 대상이다. 거래소가 어려워지면 출금 지연이나 서비스 중단 위험이 커진다. 2022년 테라·루나 사태 때 수천억 원의 투자금이 순식간에 증발한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내년 4월로 예정돼 있어 시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그때까지 버틸 체력이 있는 거래소가 몇 개나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두나무의 실적 부진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핀테크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신호다. 가상자산에 올인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