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외교·인권

UN은 24년째 북한 인권을 묻지만, 한국은 2년째 침묵한다

맥락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24년 연속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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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엔은 24년 동안 같은 결의안을 반복할까. 11월 26일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2003년부터 시작된 연례행사다. 표현의 자유, 이동의 자유 제한을 우려한다는 내용은 매년 비슷하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한국이 빠졌다. 정확히는 2년째 공동제안국에서 빠져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외교부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했다"고만 답했다.

이 침묵의 배경엔 남북관계 경색이 있다. 북한은 한국의 결의안 참여를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한다. 최근 북한이 헌법에서 '통일' 문구를 삭제하고 남북 철도를 폭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졌다. 인권 원칙을 지키면 대화 창구가 막히고, 침묵하면 국제사회에서 입지가 좁아진다.

유엔 회원국 47개국 중 찬성은 늘 30개국 안팎이다. 반대는 중국, 러시아 등 5~6개국. 나머지는 기권한다. 한국도 이제 '기권 그룹'에 속한다. 2022년까지 20년 연속 공동제안국이었던 나라가 말이다.

비슷한 전례가 있다. 2018~2019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공동제안국에서 빠졌다. 당시엔 남북 정상회담 직후였다. 대화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화도 없다. 그런데도 침묵한다.

북한 주민 2500만 명의 인권과 남북관계 개선.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방법은 정말 없을까. 유럽연합은 북한과 수교하면서도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한다. 일본은 납치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대화 채널을 유지한다.

한국만 '양자택일'에 갇혀 있다. 24년째 반복되는 결의안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온다. 하지만 침묵이 대안은 아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갇힌 8만~12만 명은 여전히 그곳에 있다. 그들에게 유엔 결의안은 유일한 희망일지 모른다.

정부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말만 반복한다. 무엇을 고려했는지,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북한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면 대화가 시작될까. 2년간의 경험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