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야심차게 준비한 미래차 전환 프로젝트 '아틀라스'가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노조는 이를 '21세기 러다이트 운동'이라고 부르며 전면 저항을 예고했다.
경과를 보면 지난해 11월 현대차가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부터 긴장이 고조됐다. 전기차 전환에 따른 생산직 인력 감축을 우려한 노조가 12월부터 본격적인 반대 운동을 시작했고, 올해 들어서는 부분 파업까지 검토하고 있다.
사측은 '신기술 도입은 불가피하며 재교육과 전환 배치로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구체적인 고용 보장 방안 없이 기술 도입만 서두른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인력이 내연기관차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한다.
비슷한 갈등은 폭스바겐과 GM에서도 나타났다. 폭스바겐은 2023년 노조와 10년간 고용 보장 협약을 맺고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냈다. GM은 2024년 전기차 공장 신설 시 기존 인력 우선 채용을 약속했다. 두 사례 모두 노사 합의까지 2년 이상 걸렸다.
다음 국면은 2월 임단협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노조는 아틀라스 프로젝트 전면 재검토를 요구할 예정이고, 사측은 단계적 도입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봄 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현대차그룹 내부에 노사 관계를 조율할 구심점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정의선 회장은 기술 혁신을 강조하지만 노조와의 직접 소통은 피하고 있다. 중간 관리층은 양쪽 눈치를 보느라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못한다.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 제조업 전체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다. 금속노조는 최근 실시한 설문에서 조합원 73%가 '신기술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하다'고 답했다. 정부는 디지털 전환 지원금을 늘리고 있지만 노사 갈등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 갈등이 단순히 노사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이 달린 문제다. 기술 전환을 늦추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너무 서두르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다. 양쪽 모두 피해야 할 시나리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