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는 미세조류가 닭의 장 건강을 개선한다는 연구가 쏟아지는데, 정작 국내 양계장에서 미세조류 사료를 쓰는 곳은 거의 없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연구도 마찬가지다. 미세조류를 먹인 닭의 장내 유익균이 늘었다는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실었지만, 언제쯤 농가에 보급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한국에서 발표된 미세조류 관련 연구논문은 342편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특히 사료 분야 연구가 87편으로 가장 많았다. 연구자들은 미세조류가 항생제를 대체할 천연 사료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미세조류에는 단백질이 60~70% 들어있고, 오메가3 지방산도 풍부하다. 기존 어분 사료보다 영양가가 높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국내 양계농가 1만2천 곳 중 미세조류 사료를 정기적으로 쓰는 곳은 50곳도 안 된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일반 배합사료가 톤당 45만 원인데 미세조류를 5% 섞으면 52만 원으로 뛴다. 연간 사료비가 15% 늘어나는 셈이다. 양계농가 한 곳당 평균 3억 원의 사료비를 쓰는데, 미세조류로 바꾸면 4천5백만 원이 더 든다.
유럽은 상황이 다르다. EU는 2022년부터 가축 사료에 항생제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대안이 필요했고, 미세조류가 주목받았다. 네덜란드는 전체 양계농가의 12%가 미세조류 사료를 쓴다. 정부가 톤당 10유로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도 미세조류 사료 전환 농가에 3년간 세금을 감면한다.
국내도 변화의 조짐은 있다. 대기업들이 미세조류 배양 기술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에 연산 1만 톤 규모 미세조류 공장을 짓는다. 대상도 전북 군산에 시험공장을 만들었다. 대량생산이 시작되면 가격이 톤당 48만 원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그래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소비자 인식이 문제다. 미세조류 사료로 키운 달걀이 일반 달걀보다 개당 50원 비싸다. 하지만 소비자 10명 중 7명은 그 차이를 모른다. 영양 성분이 더 좋다는 것도, 항생제를 안 썼다는 것도 알려지지 않았다. 마케팅 없이는 농가가 비싼 사료를 쓸 이유가 없다.
정부 지원도 부족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 축산 예산으로 연간 2천억 원을 쓰지만, 미세조류 사료 지원은 없다. 연구개발(R&D)에만 120억 원을 투입할 뿐이다. 논문은 계속 나오는데 실제 현장과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는다. 연구 성과가 양계장까지 가는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