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노후·연금

퇴직연금 IRP 계좌 돈 1,032만 원… 노후 준비 아닌 '세금 혜택 통장' 전락

맥락2024년 퇴직연금 투자 백서 발표 - IRP 평균 잔액 1,03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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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평균 잔액이 1,032만 원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 투자 백서'를 보면, IRP 가입자 673만 명이 보유한 총 적립금은 69조 4천억 원이다. 계좌당 천만 원 남짓한 돈으로는 월 100만 원씩 10개월치 생활비밖에 충당할 수 없다.

한국인들이 IRP를 연금이 아닌 단기 세제 혜택 상품으로 활용하는 현실이 숫자로 확인됐다. 전체 IRP 가입자 중 실제로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은 12.3%에 불과하다. 나머지 87.7%는 55세가 되자마자 일시금으로 찾아간다. 세액공제 한도인 연 900만 원을 채우고, 퇴직 후엔 바로 해지하는 패턴이 고착됐다.

OECD 평균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선명하다. OECD 회원국의 개인연금 자산은 GDP 대비 평균 56.3%지만, 한국은 11.8%에 머문다. 미국(146.3%)이나 네덜란드(212.7%)와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수준이다. 일본(38.5%)과 비교해도 3분의 1에 못 미친다.

정부가 IRP 활성화 정책을 쏟아냈지만 구조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 세액공제 한도를 2023년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올렸고, 50세 이상은 1,200만 원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중위소득자(월 300만 원)가 연 900만 원을 저축하려면 소득의 25%를 떼어내야 한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기준이다.

연금 수령 시 세금 혜택도 일시금 대비 30% 감면에 그친다. 20년간 나눠 받아도 세금 절감액은 300만~500만 원 수준이다. 당장 목돈이 필요한 은퇴자들에게는 매력이 없다. 게다가 IRP 수익률은 연평균 2.8%로, 정기예금(3.5%)보다도 낮다.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IRP 도입 목적은 숫자상으로 실패했다. 가입자 수는 673만 명으로 늘었지만, 실제 노후 자금으로 기능하는 비중은 12.3%다. 연간 69조 원이 IRP에 묶여 있지만, 그중 60조 원은 55세가 되면 빠져나갈 돈이다. 퇴직연금의 '정거장'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국가별 개인연금 자산(GDP 대비)
출처: OECD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