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의료와 요양, 돌봄 서비스를 하나로 묶으려 할까. 정부가 내달부터 이 세 가지 서비스를 한 번에 신청하고 받을 수 있는 통합지원 사업을 시작한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것이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9.2%를 넘어서면서 의료비 지출은 작년 기준 112조원을 돌파했다. OECD 평균(9.2%)의 두 배가 넘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병원에서 퇴원한 뒤다. 집으로 돌아간 환자가 요양 서비스를 신청하려면 또다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돌봄 서비스는 또 다른 창구에서 따로 신청해야 한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통합지원 시스템은 이런 불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병원에서 퇴원 계획을 세울 때부터 지역 요양시설이나 재가 돌봄 서비스까지 한꺼번에 연결한다. 지난해 6개 지자체에서 진행한 시범사업에서는 서비스 연계 기간이 평균 21일에서 7일로 단축됐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자체가 각각 관리하는 시스템을 연결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의료 수가는 건보공단이, 요양 등급 판정은 복지부가, 돌봄 서비스 제공은 지자체가 여전히 따로 담당한다.
일본은 2000년부터 개호보험제도를 통해 의료와 요양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독일도 1995년 수발보험을 도입해 의료보험과 연계 운영 중이다. 두 나라 모두 하나의 기관에서 판정부터 서비스 제공까지 책임진다. 한국처럼 여러 기관이 나눠 맡는 구조가 아니다.
이번 통합지원 사업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연간 약 32만명으로 추산된다. 주로 병원 퇴원 후 요양시설이나 재가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들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서는 진짜 통합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가장 큰 숙제는 재원 통합이다. 현재 의료는 건강보험료로, 요양은 장기요양보험료로, 돌봄은 지방세로 각각 충당한다. 이를 하나로 묶지 않고서는 진정한 통합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