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뮈니케에너지·환경

한전 재생에너지 요금 50% 인상, 연 300억 기업 부담 가중

맥락한전, PPA 재생에너지 요금 MWh당 2만원→3만원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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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요금을 50% 인상한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연간 300억 원 추가 부담을 떠안게 됐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말 PPA 요금제를 변경했다. 메가와트시(MWh)당 기존 2만 원에서 3만 원으로 올렸다. 업계 협의 없이 단행한 일방적 인상이다. 현재 PPA를 체결한 국내 기업은 150개사. 이들이 구매하는 재생에너지 전력량은 연간 1,000GWh 규모다.

때가 좋지 않다. 2026년부터 EU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한다. 수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만큼 관세를 매긴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낮으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정부는 2022년 재생에너지 직접구매 제도를 도입했다. 기업이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는다. 2023년엔 제3자 PPA도 허용했다. 한전이 중간에서 전력을 중개하는 방식이다. 2024년 녹색프리미엄 요금제도 나왔다. 일반 전기요금에 프리미엄을 더 내고 재생에너지 사용 인증서를 받는다.

문제는 가격이다. PPA 요금 인상으로 재생에너지 1MWh당 총비용이 15만 원을 넘어섰다. 일반 산업용 전기요금(MWh당 12만 원)보다 25% 비싸다. 삼성전자가 연간 사용하는 전력 20TWh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바꾸면? 추가 비용만 6,000억 원이다.

이미 움직임이 시작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국내 사업장 재생에너지 전환율 60%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100% 전환이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들 기업의 연간 재생에너지 구매 규모는 5,000GWh. PPA 요금 인상으로 추가 부담액이 150억 원에 달한다.

한전의 속사정도 있다. 2023년 32조 원 적자를 기록한 뒤 요금 정상화에 나섰다. 재생에너지 중개 수수료도 현실화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점이 문제다.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업체에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요구하는 시점에 역행하는 결정이다.

대안은 있다. 자체 태양광 발전소를 짓거나 해외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30% 달성이 국가 목표다. 현재는 9%에 불과하다.

기업 부담은 늘고 재생에너지 전환은 더뎌진다. 2026년 CBAM 시행까지 남은 시간은 10개월. 한전의 요금 인상이 한국 수출 기업 300개사의 발목을 잡았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