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2026년 7월 6일 열린 '2026년 제22차 전체회의'에서 온라인 여행 플랫폼 아고다(Agoda)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4억 2,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문제가 된 것은 상품 가격이 아니라, 그 가격 옆에 붙는 조건이었다. 환불이 되는지, 취소하면 수수료가 얼마인지, 최종 청구액이 얼마인지. 발표문이 겨눈 지점은 이 세 가지를 아고다가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숫자 하나에는 늘 기준선이 숨어 있다. 24억 2,400만 원이라는 과징금도 마찬가지다. 이 금액은 아고다가 판 여행상품이 나빴다는 뜻이 아니다. 방미통위 발표문이 확정한 위반은 '판매' 자체가 아니라 '고지'의 문제, 즉 이용자가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알았어야 할 정보를 화면 어디에, 얼마나 잘 보이게 놓았느냐의 문제다.
방미통위는 아고다가 환불 조건과 취소·변경 수수료, 후지불 시 추가 수수료 같은 중요사항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아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024년 9월부터 사실조사를 진행했다. 발표문에 붙은 '주요 위반 사항'은 '2025년 기준'으로 정리돼 있다. 22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나온 결론이라는 뜻이다.
구체적인 장면은 두 갈래다. 항공권에서는 환불 가능 여부와 취소·변경 수수료를 기본예약 화면에서 바로 보여주지 않고, '수화물 허용량 및 정책'이라는 직접 관련성이 낮은 문구의 링크를 통해서야 안내했다. 취소 조건을 확인하려면 수화물 안내 페이지를 거쳐야 했다는 얘기다.
숙소 예약에서는 방향이 반대였다. '나중에 결제하기'를 고르면 향후 최대 5%의 추가 수수료가 붙을 수 있는데도, 사전 결제 화면에는 그 수수료가 빠진 '현재 요금'만 떴다. 발표문은 여기에 더해, 결제일에 청구될 금액을 원화가 아닌 다른 통화로 표시하거나 '5% 조정 포함'이라는 불명확한 표현을 써 이용자가 실제 부담액을 정확히 알기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다.
'최대 5%'라는 수치가 이 사건의 기준선이다. 도쿄의 한 호텔이 12만 8,000원으로 뜬다면, 후불을 골랐을 때 실제 청구액은 최대 6,400원가량 더 붙을 수 있다. 한 건의 금액은 작다. 그러나 방미통위가 문제 삼은 것은 개별 6,400원이 아니라, 그 6,400원이 결제 순간까지 화면에 드러나지 않았다는 구조다. 과징금이 매겨진 대상은 손해액이 아니라 정보의 비대칭 그 자체다.
법적 판단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다. 방미통위는 아고다가 항공권과 숙소 예약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중요한 사항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은 행위가 이 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에 따라 환불 조건, 수수료 부과 여부, 최종 결제금액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업무처리 절차를 개선하라는 시정명령이 함께 내려졌다.
다만 발표문은 한 가지 사실을 나란히 적어 뒀다. 두 위반 항목 모두 "방미통위 조사 착수 후 일부 자진 시정"이 이뤄졌다는 대목이다. 규제 당국이 들어온 뒤 회사가 화면 일부를 스스로 고쳤다는 의미다. 아고다는 MBC 보도에서 "방미통위의 시정조치를 완료했다"며 "고객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 관련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계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방미통위 발표문은 24억 2,400만 원을 산정한 관련 매출액이나 부과기준율 같은 세부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과징금이 최종 금액으로만 제시된 만큼, 이 수치가 아고다 국내 매출의 어느 정도 비중인지는 발표문만으로 계산할 수 없다. '최대 5%'가 실제로 몇 건의 예약에 적용됐는지도 발표문에는 없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여행 예약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사업자는 이용자의 계약 체결과 비용 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명확하고 알기 쉽게 고지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거나 이익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지속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담당인 김미정 조사기획총괄과장은 MBC 보도에서 "이용자의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사항을 반드시 알기 쉽게 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다. 아고다가 이미 화면 일부를 고쳤고 앞으로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24억 2,400만 원이라는 숫자는 과연 다른 예약 플랫폼들의 '현재 요금' 표시 방식까지 바꾸는 기준선이 될 것인가. 그 답은 앞으로 나올 제재 사례와, 각 플랫폼의 결제 화면에서 확인될 것이다.
과징금이 매겨진 대상은 상품 가격이 아니라 결제 직전까지 드러나지 않은 정보의 비대칭이었다. 방미통위는 최종 금액만 밝혔을 뿐, 24억 2,400만 원을 산출한 관련 매출액과 부과기준율은 발표문에 공개하지 않았다.
제재의 표적은 상품값이 아니라 환불·수수료 고지 방식이었다. '수화물' 링크의 우회 | 항공권 취소 조건을 수화물 안내 페이지 링크로만 안내한 구조가 위반으로 지목됐다. 조사 중 자진 시정 | 아고다는 조사 착수 후 화면 일부를 스스로 고쳤고 시정조치 완료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