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 전망을 낮추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건 이례적인 조합입니다. 정부는 7월 14일 2026년 실질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3.0%로 높이면서 취업자 증가 예상치를 16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낮췄습니다. 두 숫자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입니다.
6월 고용 통계는 이 엇박자를 더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전체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6만3000명 늘었지만 안을 열면 풍경이 갈립니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30만7000명 증가했는데 제조업 취업자는 9만7000명 줄었거든요.
청년층 수치는 방향이 더 뚜렷합니다. 6월 청년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7%포인트 내려갔고 청년 실업률은 0.9%포인트 올랐습니다. 성장 전망치는 올라가는데 청년들의 일자리 지형은 좁아지는 중입니다.
이 간극을 설명하는 수치가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정보기술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생산액 10억 원당 3.6명이었습니다. 같은 규모의 생산이 늘어도 예전 방식보다 일자리가 덜 생긴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성장의 과실은 누가, 어떤 일을 통해 나눠 갖는 걸까요? 구본권은 이 물음을 2015년에 이미 붙잡았습니다. 그해 11월 어크로스에서 나온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이 그 책입니다.
344쪽 분량의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의 쟁점을 10개의 질문으로 담았습니다. 그 안에는 로봇혁명이 직업의 미래를 어떻게 재편하는지가 들어 있습니다. 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의 형태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구조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고용 통계 앞에서 그 질문들이 다시 또렷해집니다. 제조업 취업자가 9만7000명 줄었다는 것은 어떤 일들이 사람의 손을 떠났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일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은 바로 그 자리에서 출발합니다. 이 책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어떤 일을 가져가고 무엇을 남기는지 10개의 질문으로 들여다봅니다. 지금의 수치들이 그 질문들에 살을 붙여주고 있다는 게 흥미롭죠.
서비스업 쪽은 어떨까요? 6월 서비스업 취업자가 30만7000명 늘었다는 수치는 새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그 일들이 이전 제조업 일자리를 대신하는 것인지 전혀 다른 성격인지는 수치만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구본권의 책이 10개의 질문 형식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겁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지보다 어떤 일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묻는 것이 더 핵심에 가깝습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면서 취업자 예상치를 낮춘 것도 그 물음 앞에서 읽힙니다.
성장률 전망치가 오르고 취업 전망이 내려간 그 간격 위에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의 열 가지 질문이 놓여 있습니다.
성장률 전망치는 1%포인트 오르는데 취업자 증가 예상치는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을 2026년 고용 지표가 보여줍니다.
6월 제조업 취업자가 9만7000명 줄고 청년 고용률이 1.7%포인트 하락해 성장의 혜택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고 있습니다.
2023년 정보기술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10억 원당 3.6명으로, 같은 생산 규모가 늘어도 일자리로 이어지는 경로가 좁아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