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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10만 7천 명 늘었는데 임금 받는 사람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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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10만 7천 명 늘었는데 임금 받는 사람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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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7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0만 7천 명 늘었습니다. 그런데 그 증가분을 뜯어 보면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은 오히려 줄었고 자영업자가 15만 명 늘었습니다. 임시직 4만 명과 일용직 4만 1천 명이 사라진 자리입니다. 켄 로치의 「미안해요, 리키」는 회사에서 밀려나 사장님이 된 사람의 하루를 따라갑니다.
2026년 7월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전년동월 대비)
구분취업자증감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430만 7천 명+7만 5천 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49만 8천 명+7만 5천 명
상용근로자1,678만 2천 명+7만 500명
임시근로자488만 1천 명-4만 400명
일용근로자82만 3천 명-4만 1,100명
무급가족종사자84만 2천 명-3만 1천 명
자료 | 국가데이터처, 2026년 7월 고용동향 · 2026-08-12

10만 7천 명. 국가데이터처가 8월 12일 발표한 7월 취업자 증가폭이다. 1년 전보다 그만큼 더 일하고 있다는 뜻이니 나쁜 숫자로 읽히지 않는다.

그런데 이 숫자를 갈라 보면 방향이 반대로 나온다.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 그러니까 임금근로자는 2,248만 7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900명 줄었다. 늘어난 쪽은 비임금근로자다. 664만 9천 명으로 11만 8천 명 늘었다.

안을 더 들여다보면 이렇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149만 8천 명으로 7만 5천 명 늘었다.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도 430만 7천 명으로 7만 5천 명 늘었다. 두 자영업자를 합치면 15만 명이다. 같은 기간 임시근로자는 4만 400명, 일용근로자는 4만 1,100명 사라졌다.

취업자는 늘었는데 고용률은 63.3%로 0.1%포인트 내려갔다. 15세 이상 인구가 25만 7천 명 늘어난 탓이다. 일하는 사람보다 일할 나이의 사람이 더 빨리 늘면 비율은 떨어진다. 실업자도 77만 6천 명으로 5만 명 늘었고 실업률은 2.6%로 0.2%포인트 올랐다.

■ 사장님이 된 배달기사

켄 로치의 「미안해요, 리키」(2019)는 이 통계의 안쪽을 보여 준다. 영국 뉴캐슬에 사는 리키 터너는 2008년 금융위기 뒤 빚에 시달려 왔다. 학력도 자격증도 없는 그가 잡은 기회는 택배 프랜차이즈다. 회사에 고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사업체를 갖는 방식이다.

계약서상 그는 사장이다. 그래서 배달용 승합차도 직접 마련해야 한다. 리키는 아내 애비를 설득해 가족의 차를 판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애비가 환자 집을 돌 때 쓰던 차다. 그때부터 애비는 버스를 갈아타며 일한다.

사장이 된 리키의 하루는 이렇다. 배달이 늦으면 벌금을 문다. 아파서 쉬는 날에는 대체 인력을 스스로 구한다. 강도를 당해 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을 때, 관리자 말로니가 전화를 걸어 부서진 바코드 스캐너값 1,000파운드를 물어야 한다고 알린다.

영화 포스터 — 미안해요, 리키
ⓒ 엔터테인먼트 원

■ 어느 칸에 적히는가

리키가 통계에 잡힌다면 어느 칸일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다. 우리 7월 통계에서 7만 5천 명 늘어난 그 칸이다. 회사가 그를 해고한 것도 아니고 그가 창업한 것도 맞다. 다만 일하는 시간과 방식은 회사가 정한다.

고용노동 통계는 이 사람을 취업자로 센다. 취업자 10만 7천 명 증가라는 숫자에는 이런 계약이 함께 담긴다. 숫자만 보면 일자리가 늘었다. 사람을 보면 임금 받는 자리에서 밀려난 이동이 있다.

산업별로도 같은 방향이 읽힌다. 7월에 늘어난 곳은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스포츠및여가관련서비스업, 공공행정·국방및사회보장행정이다. 줄어든 곳은 농림어업과 제조업, 건설업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은 임금근로자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 애비가 잃은 것

영화에서 애비의 하루도 눈여겨볼 만하다. 차를 팔고 나서 그는 환자 집 사이를 버스로 오간다. 이동에 시간을 뺏기니 환자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다. 돌봄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일정을 줄일 수 없다.

우리 7월 통계에서 취업자가 늘어난 산업으로 국가데이터처가 먼저 꼽은 곳이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이다. 애비가 하는 일이 바로 그 칸에 들어간다. 늘어난 일자리의 성격을 묻는 자리에서 이 영화가 답을 미리 적어 둔 셈이다.

「미안해요, 리키」는 2019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고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12월 개봉했다. 흥행수익은 630만 파운드다. 켄 로치는 앞서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복지 창구의 문턱을 그렸다. 이번에는 그 문턱을 넘지 못한 사람이 어떤 계약서에 서명하는지를 그렸다.

마지막 장면에서 리키는 온몸이 성치 않은 채로 다시 승합차에 오른다. 가족이 붙잡지만 그는 운전대를 잡는다. 오늘 배달하지 않으면 벌금이 쌓이기 때문이다. 7월에 늘어난 자영업자 15만 명 가운데 몇 명이 그 운전석에 앉아 있는지는 이 통계에 적혀 있지 않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늘어난 취업자의 정체

7월 취업자는 10만 7천 명 늘었지만 임금근로자는 1만 900명 줄고 자영업자가 15만 명 늘어, 증가분의 성격이 통계 표면과 다릅니다.

2
사라진 임시·일용직

임시근로자 4만 400명과 일용근로자 4만 1,100명이 줄어든 자리에서 사람들이 어디로 옮겨갔는지 묻게 합니다.

3
계약서가 바꾸는 신분

「미안해요, 리키」의 택배 프랜차이즈처럼, 같은 일을 해도 계약 형태가 통계상 지위와 보호 범위를 갈라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