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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집값 기대, 멀어지는 스무 살의 방
영화로 세상을 보다

오르는 집값 기대, 멀어지는 스무 살의 방

기사요약
금리를 올려도 꺾이지 않는 집값 기대 앞에서 청년의 방은 오히려 좁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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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수치
2026년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2조6000억원
2026년 8월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4조3000억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2026년 7월)3조5000억원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2026년 7월)1000억원
전 금융권 기타대출(2026년 7월)2조8000억원
예금은행 신규취급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2026년 5월)4.32%
자료 | 금융위원회, 「2026년 8월 가계대출 동향(잠정) 및 가계부채 점검회의」 · 2026-09-09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렸는데도 집값이 더 오르리라는 기대와 주택담보대출은 꺾이지 않습니다. 2026년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오히려 커졌고 아파트값도 올랐습니다. 반면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은 낮아졌고 1인당 주거면적은 줄었습니다. 소득이 자산을 부르고 자산이 사는 곳을 가르는 순서 속에서 청년의 선택지는 좁아집니다. 스무 살에 서로 다른 길로 흩어지는 다섯 친구의 이야기가 오늘의 시장과 겹칩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두 차례 연속 올렸습니다. 돈을 빌리는 값이 오르면 집을 사려는 마음도 식는다고들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2026년 9월 주택가격전망CSI는 125로, 6월 120에서 8월 125로 오른 뒤 9월에도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집값 기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같은 달 금리수준전망CSI는 128로 전월의 125보다 3포인트 올랐고 금리가 더 오르리라는 예상이 커졌습니다. 그런데도 소비자심리지수는 106.6으로 전월보다 2.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금리와 집값을 스무 살의 눈높이에서 다시 보게 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고양이를 부탁해」(2001)입니다. 함께 자란 단짝 친구 다섯 명은 스무 살이 되면서 서로 다른 길로 흩어집니다. 같은 출발선에 서 있던 이들이 각자의 형편을 따라 갈라지는 이야기입니다.

혜주는 증권회사에 입사해 성공한 커리어우먼을 꿈꿉니다. 도시의 사무실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려는 스무 살입니다.

영화 스틸 — 고양이를 부탁해
ⓒ TMDB

미술에 재능이 있는 지영은 유학을 꿈꿉니다. 재능을 펼칠 곳을 밖에서 찾으려는 또 다른 스무 살입니다.

■ 금리가 올라도 늘어난 대출

금리가 오르면 빚도 줄어야 정상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신규로 받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월 4.32%, 6월 4.36%, 7월 4.48%로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2026년 8월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4조3000억원 늘어 7월의 3조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습니다. 은행권은 7월 3조5000억원에서 8월 4조원으로, 제2금융권은 1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었거든요.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8월 2조6000억원으로 7월의 6조4000억원보다 줄었지만 집을 향한 대출만은 예외였습니다. 전 금융권 기타대출이 7월 2조8000억원 증가에서 8월 1조7000억원 감소로 돌아선 것과 대비됩니다. 값도 실제로 움직입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6년 9월 21일 기준 전주보다 0.09% 올라 직전 주의 0.08%보다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수도권은 9월 14일 0.15%에서 9월 21일 0.17%로 올랐고 서울은 매매 상승률이 0.16%에서 0.13%로 낮아진 사이 전세는 0.17%에서 0.19%로 올랐죠.

영화로 돌아가면 흩어지는 친구들 곁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지영이 길 잃은 티티를 만나면서 고양이가 다섯 친구의 삶에 들어옵니다. 누구의 손에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 손에서 저 손으로 건네지는 이 작은 생명은 자리를 잡지 못한 스무 살의 처지와 겹칩니다.

■ 스무 살, 갈라지는 길

집값이 오르면 모두에게 좋은 소식일까요. 그렇게 보긴 어렵습니다. 전체 가구의 자가점유율은 2023년 57.4%에서 2024년 58.4%로 올랐지만 가구주가 19~34세인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은 같은 기간 14.6%에서 12.2%로 내려갔습니다.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 중위값이 17.4%에서 16.0%로 낮아진 사이 청년가구의 1인당 주거면적은 32.7㎡에서 31.1㎡로 줄었습니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한 청년가구 비율은 6.1%에서 8.2%로 올랐고 주택이 아닌 거처에 사는 비율은 17.9%로 일반가구의 5.8%보다 높았습니다.

혜주가 증권회사의 자리를 얻고 지영이 유학을 꿈꿀 때 두 사람이 딛고 선 출발선은 처음부터 같지 않았습니다. 소득이 자산을 부르고 자산이 다시 사는 곳을 가르는 오늘의 순서는 스무 살에 이미 갈 길이 나뉜 다섯 친구의 이야기와 멀지 않습니다.

■ 소유한 청년과 그렇지 못한 청년

누가 집을 갖는지는 소득이 가릅니다. 2024년 소득이 있는 청년층에서 주택 소유자의 평균 근로·사업소득은 미소유자의 1.9배였습니다. 같은 해 15~39세 청년층 가운데 주택 소유자는 165만명으로 전체의 11.5%에 그쳤고 이 비율은 전년과 같았습니다.

혼자 사는 청년도 적지 않습니다. 2024년 청년 가구주 가구의 57.8%는 1인 가구였습니다. 대출과 집값이 오르는 시장 바깥에서 좁은 방을 지키는 젊은 세대가 절반을 넘습니다.

금리를 두 번 올려도 집값 기대가 꺾이지 않는 시장에서 자산을 가진 쪽과 갖지 못한 쪽의 거리는 더 벌어집니다. 이 손에서 저 손으로 건네지던 새끼 고양이 티티처럼 스무 살의 방은 지금도 누군가에게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1
금리 올라도 안 꺾이는 대출

기준금리를 3.00%까지 올린 뒤에도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커졌습니다. 금리 인상이 집값 기대를 곧바로 식히지 못하는 국면을 짚습니다.

2
청년의 자가점유율 하락

전체 자가점유율은 오른 2024년에 청년가구 자가점유율은 14.6%에서 12.2%로 내려갔습니다. 같은 시장이 세대에 따라 반대로 작동하는 모습을 드러냅니다.

3
흩어지는 스무 살의 방

「고양이를 부탁해」의 다섯 친구는 형편에 따라 다른 길로 갈라집니다. 소득이 거처를 가르는 오늘의 주거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공식 예고편

Take Care of My Cat (2001) — 정재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