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분 | 수치 |
|---|---|
| 15~29세 고용률(2025년 8월) | 45.1 |
| 15~29세 고용률(2026년 8월) | 44.1 |
| 15~29세 실업률(2025년 8월) | 4.9 |
| 15~29세 실업률(2026년 8월) | 5.4 |
| 2026년 8월 청년층 확장실업률 | 15.4 |
| 연평균 청년 고용률(2022년) | 46.6 |
2026년 8월 전체 취업자는 2,915만1천 명으로 한 해 전보다 18만4천 명 늘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일자리가 넉넉해진 것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같은 달 15~29세 청년 취업자는 342만8천 명으로 14만3천 명 줄었습니다. 전체가 웃는 성적표 안에서 청년만 다른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청년의 첫 계단도 함께 넓어졌을까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15~29세 고용률은 지난해 8월 45.1%에서 올해 44.1%로 1.0%포인트 내려앉았습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4.9%에서 5.4%로 올랐습니다. 한 해만의 일도 아닙니다. 연평균 청년 고용률은 2022년 46.6%, 2023년 46.5%, 2024년 46.1%, 2025년 45.0%로 해마다 낮아졌습니다.
여기서 반세기 전 어린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꺼내 봅니다. 다큐멘터리 「미싱타는 여자들」(2021)은 또래가 중학교 책상에 앉아 있을 나이에 서울 평화시장 봉제공장에서 미싱을 잡은 여성들의 시간을 따라갑니다. 그들에게 공장은 배움이 끊긴 자리이자 동시에 처음으로 일을 배운 자리였거든요.
영화 속 여성들은 청계피복노동조합과 노동교실을 만난 뒤 삶이 달라졌다고 회고합니다. 미싱 앞에서 익힌 손기술에 더해 자기 일을 설명하는 말과 권리를 요구하는 언어를 그곳에서 얻었습니다. 첫 일자리가 단순한 벌이가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학습의 구간이 되던 시절을 보여 줍니다.
■ 늘어난 일자리, 좁아진 첫 경험
그 첫 학습 구간은 지금 넓어지고 있을까요? 오히려 좁아졌습니다. 2026년 5월 조사에서 재학·휴학 중 직장체험을 해 본 청년 비율은 41.1%로 한 해 전보다 2.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학교를 떠난 청년 가운데 일을 해 본 적 있는 비율도 84.8%로 1.6%포인트 내렸습니다. 첫 일자리를 잡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1.2개월로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일자리 자체가 줄어든 것도 아닙니다. 2026년 1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한 해 전보다 29만2천 개 늘었는데 같은 시기 20대 이하 일자리는 7만6천 개 줄었습니다. 전체 증가폭은 2025년 1분기 1만5천 개에서 그해 4분기 22만1천 개로, 다시 올해 1분기까지 꾸준히 커졌습니다. 전체 규모는 부푸는데 청년 몫만 얇아진 셈입니다.
■ 사라진 일자리의 94%는 어디에
사라진 청년 일자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한국은행은 최근 4년 동안 청년층 일자리가 28만5천 개 줄었고 그중 94%인 26만8천 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빠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동화가 사람을 밀어낸 자리가 통계로 드러납니다.
업종을 뜯어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정보서비스업의 청년 고용은 4년간 31.4% 줄었고 출판업은 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업은 16.6%, 전문서비스업은 11.6% 감소했습니다. 문서를 다루고 코드를 짜고 지식을 파는 일자리, 곧 청년이 첫발을 딛던 사무직 관문이 얇아졌습니다.
그렇다면 AI 하나로 다 설명될까요? 한국은행은 그렇게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팬데믹 시기의 과잉채용이 정상으로 돌아온 흐름, 경력직을 선호하는 채용, 기업 내부교육 약화와 재택근무 확산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나란히 짚었습니다. 다만 AI를 사람 대신 쓰는 자동화 업종일수록 청년 감소폭이 컸고 사람을 돕는 증강 업종에서는 그 양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남습니다.
눈길이 가는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2022년 11월 이후 대졸 청년의 평균 실업률은 7.0%로 전문대졸 이하 청년의 5.4%보다 1.6%포인트 높았습니다. 더 오래 공부한 쪽이 더 오래 첫 일자리를 기다린 것이죠.
흥미로운 점은 한국이 AI를 쓰는 속도입니다. 2026년 1분기 한국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생성형 AI를 써 본 사람은 37.1%로 세계 평균 17.8%를 웃돌았습니다. 노동자의 업무 활용률은 51.8%에 이르렀지만 기업이 공식적으로 AI를 도입한 비율은 9.6%에 그쳤습니다. 개인은 이미 앞서 달리는데 조직의 준비는 뒤처진 간극이 보입니다.
■ 반세기 전, 첫 계단을 지킨 사람들
「미싱타는 여자들」의 후반은 그 첫 계단을 지키려 한 사람들의 기록입니다. 정부가 노동조합을 누르며 노동교실을 강제로 닫자 여성 노동자들은 물러서지 않고 맞섰습니다. 배움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싸움이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 노트는 이 작품이 청계피복노조 여성 노동자의 사료와 구술을 통해 남성 중심으로 쓰이던 한국 노동투쟁사를 다시 쓴다고 소개합니다. 통계표에 숫자로만 남던 초년 노동자가 화면에서 이름과 목소리를 되찾는 순간입니다.
반세기 전 소녀들은 공장에서 일을 배우고 그 배움을 지킬 언어까지 얻었지만 오늘의 통계는 청년이 첫 일을 익힐 자리부터 줄고 있다고 말합니다. 첫 계단을 누가 놓아 줄 것인가, 질문은 미싱 앞에 앉은 어린 얼굴 위로 다시 돌아옵니다.
같은 달 전체 고용은 늘고 청년 고용은 줄었습니다. 지표 평균이 감추는 세대별 낙차를 드러냅니다.
직장체험과 첫 취업 경험이 함께 줄고 20대 이하 일자리만 빠지는 흐름은 청년이 일을 배울 출발선이 좁아진다는 신호입니다.
사라진 청년 일자리의 상당수가 자동화에 노출된 업종에서 나왔습니다. 반세기 전 노동교실의 기억으로 첫 계단을 누가 지키느냐를 다시 묻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