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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0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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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밖에서 뛰는 청년들, 앱이 매기는 값

청년 저임금 사각지대와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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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아예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에서 빠진 배달 라이더를 한자리에 놓고 법의 보호망 밖 청년 노동을 들여다봅니다.
기사 속 숫자 정리
구분수치
2026년 상반기(1~6월) 최저임금법 위반 신고 처리 건수750건
같은 자료에서 2026년 상반기 신고 처리750건
국내 15~29세 니트족 비중(2014년)17.5%
국내 15~29세 니트족 비중(2020년)20.9%
국내 15~29세 니트족 비중(2022년)18.3%
OECD 기준으로 2023년 한국의 15~29세 니트 비중15%
자료 | 고용노동부 2026-08-05 · 한국고용정보원 2022-12-31 · OECD 2023-12-31

대구·경북 청년 노동자 둘 중 한 명이 노동법 위반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고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은 사례도 나왔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서 2026년 상반기 최저임금법 위반 신고 처리는 750건이었습니다.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박정훈이 쓴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는 최저임금법 적용 자체에서 빠진 배달 라이더의 노동을 기록합니다. 앱이 매긴 단가와 고객 별점이 임금과 평가를 대신하는 구조를 저자는 직접 겪은 대로 풀어놓습니다. 법의 보호망 밖에서 일하는 청년 노동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대구·경북의 한 청년이 받은 시급은 7,900원이었습니다. 2026년 법정 최저임금 1만320원에 견주면 한 시간마다 2,420원이 모자랍니다. 대구·경북 대학생·청년 노동실태조사단이 2026년 조사에서 확인한 사례입니다.

같은 조사단 집계에서 청년 노동자가 노동법 위반 피해를 겪었다고 답한 비율은 2025년 41%에서 2026년 51.66%로 올랐습니다. 절반을 넘긴 숫자죠. 일하는 청년 둘 중 한 명이 임금 체불이나 최저임금 미달 같은 일을 직접 겪었다는 뜻입니다.

■ 신고된 750건, 그 밖의 숫자

고용노동부가 김소희 의원실에 낸 자료를 보면 2026년 상반기 최저임금법 위반 신고 처리는 750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최저임금을 주지 않은 제6조 위반이 724건으로 96.5%를 차지했습니다. 2022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쌓인 처리 건수는 7,498건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신고가 접수되고 처리된 건수만 담습니다. 신고하지 못한 위반은 여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신고 창구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노동이 있습니다.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박정훈이 쓴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박정훈, 2020)는 바로 그 자리에서 일한 기록입니다. 저자는 맥도날드와 우버이츠, 쿠팡이츠, 배민라이더스를 오가며 배달 라이더로 일했고 한국 최초의 배달노동자 노동조합을 만든 사람입니다.

배달 라이더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됩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최저임금법을 비롯한 보호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빠집니다. 앞선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도 신고를 망설이는 사각지대에 있다면, 라이더는 최저임금이라는 기준 자체가 걸리지 않는 더 바깥에 서 있습니다.

■ 앱이 임금표가 될 때

그렇다면 라이더의 임금은 누가 정할까요? 박정훈은 인터뷰에서 AI 배차 시스템을 지목합니다. 이 시스템이 실제 이동거리가 아니라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배달 시간과 요금을 매긴다는 것입니다. 산과 강이 가로막고 있어도 이륜차가 들어갈 수 없는 도로여도 지도 위의 직선이 값을 정합니다.

값만 앱이 쥐는 것이 아닙니다. 박정훈은 고객 별점과 AI 배차 수락률이 플랫폼의 인사고과 노릇을 한다고 말합니다. 별점을 관리하려 애쓰다 보면 라이더가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감정노동에 빠진다고 했습니다. 임금도 평가도 사람이 아니라 앱이 쥐고 있는 구조입니다.

라이더들은 이 구조를 직접 따져보기도 했습니다. 라이더유니온은 2021년 6월 조합원들과 배달 수락 방식을 서로 다르게 바꿔 플랫폼 알고리즘을 검증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앱이 내미는 값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노동자가 스스로 확인하려 한 시도입니다.

■ 통계가 담지 못한 청년

법 밖에서 일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플랫폼 종사자 실태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특수고용 종사자까지 넣은 전체 규모를 약 144만 명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실태조사 결과조차 공식 확정치가 아닙니다. 통계청은 표본이 모집단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 실태조사의 국가통계 승인을 거부했습니다. 법이 온전히 품지 못한 노동은 숫자로도 또렷하게 잡히지 않거든요.

제도가 전혀 움직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2022년 5월 국회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을 가로막던 '전속성' 요건을 없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산재보험이라는 한 칸은 열렸지만 최저임금법의 문은 라이더 앞에서 여전히 닫혀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해마다 오릅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25년 7월 2026년 적용 최저임금을 1만320원으로 의결했고 2026년 7월에는 2027년 적용분을 1만700원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오르는 숫자가 모두에게 똑같이 닿을까요? 알바천국이 자사 서비스 이용 경험자 1,804명에게 물은 설문에서 31.9%가 법정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그 가운데 49%는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지도 위의 직선 한 줄이 라이더의 하루 임금을 정하는 동안, 신고되지 못한 7,900원짜리 노동 시간은 어느 통계에도 오르지 못한 채 흘러갑니다. 앱이 매기는 값과 법이 정한 값 사이의 거리, 그 벌어진 틈에 청년의 노동이 놓여 있습니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1
청년 저임금 사각지대

대구·경북 청년의 노동법 위반 피해 경험이 2026년 51.66%로 올랐고 시급 7,900원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2
법 밖의 플랫폼 노동

배달 라이더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된 탓에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빠져 있습니다.

3
앱이 정하는 값

AI 배차와 고객 별점이 라이더의 임금과 평가를 대신하는 구조를 당사자가 직접 기록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