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답하다
메타버스

결국은 메타버스는 현실이다 우리의 삶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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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원고 청탁 전화를 받았을 때였다. 속으로 ‘무슨 버스요? 나는 오토바이인데, 버스 관련해서는 자신이 없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회적 체면을 위해 참았다. 모르는 걸 아는 척하는건 좋아하지 않아서 메타버스가 무슨 말인지 물었다.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안 돼서 대충 디지털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생산과 소비라고 생각했고, 그럼 그냥 플랫폼 아니냐고 되물었다. 플랫폼과 노동을 주제로는 쓸 수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메타버스를 알아봤는데, 제대로 설명하는 콘텐츠나 언론 기사들을 본 적이 없다. 마치 4차 산업혁명이라는 괴이한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다보스포럼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이후 3차 산업혁명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제대로, 그 실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된 적이 없다. 막연한 변화, 희망과 두려움을 나타내는데 4차 산업혁명이 사용됐을 뿐이다. 자율 주행이라는 희망에도,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공포에도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가 불었다. 아마 메타버스 앞에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붙을 것 같다.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면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고 규정한다. 불충분한 설명이다. 메타버스의 예를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AR과 VR, 아바타, 게임, SNS, 플랫폼에서의 소비행위 따위다. 그럼 그냥 인터넷쇼핑, VR, 아바타 또는 게임이라고 부르면 된다. VR을 통한 게임과 쇼핑 등 복합적인 존재를 설명할 때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사용해도 되겠지만, 그냥 VR 게임이나 쇼핑이라 설명하는 게 더 알아듣기 좋다. 개념이 실체를 아는데 방해가 될 뿐이다.
엉뚱한 일거리를 만들기도 하는데, 메타버스 같은 게 요즘 젊은이들이 관심 있어 하고 트렌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직장 상사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그냥 핸드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익숙하고 편안한 것뿐인데 유행을 따라간다.며, 사내 아바타 공간을 만드는 쓸데없는 행위들을 한다. 회의나 강의를 듣기 위해 화상회의가 필요하면 그냥 줌을 사용하면 된다.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은 굳이 회사에 아바타를 만들어서 출근할 이유가 없다.
마치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세상을 열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사태의 진실을 파악하는데 방해가 된다. 4차 산업혁명이나 플랫폼 경제라는 환상적이고 끝내주는 말은 그 속에서 벌어지는 노동의 현실이나, 사회가 지불하고 있는 비용의 문제 등을 가린다. 여기서는 메타버스의 여러 개념 중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는 생산과 소비 노동을 살펴보고,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모두에게 익숙한 배달 앱에 접속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디지털 공간에서 벌어지는 생산과 소비

메타버스라는 추상적 언어와 달리 디지털 세계에서 상품생산과 소비는 구체적이고 익숙한 일상이 됐다. 사람들은 이불 속에서 음식점을 방문하고 메뉴판을 본 후 지갑을 꺼내 결제하고 음식이 조리되어 문 앞까지 오는 과정을 지켜본다. 이 모든 과정은 핸드폰 앱이라는 가상 공간 속에서 벌어진다. 음식점도 화면상에, 메뉴판도 지갑도 앱 속에 있다. 심지어 열심히 달려오는 라이더도 핸드폰 속 캐릭터로 이동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배달 앱뿐만이 아니다. 옷 가게, 마트, 택시, 버스와 지하철, 은행과 보험회사도 앱 속으로 들어왔다. 현실 세계를 단순히 핸드폰 화면으로 옮겨놓은 게 아니다. 핸드폰 화면에 구현된 가상 세계는 다시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음식점 사장님들은 화려한 간판을 달고 목 좋은 곳에 가게를 내는 것보다 소비자의 핸드폰 화면에서 가장 위쪽에 노출되는 게 더 중요한 일이 됐다. 앱에 접속한 손님들은 길거리를 돌아다니지 않고 디지털 세계에서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점을 검색한다. 건물주에게 내는 임대료만큼이나 디지털 건물주인 배달 앱에 내는 수수료가 중요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배달업은 음식점 사장님에게 비효율적인 전단지를 없애줬지만, 배달 앱에 입장하지 않으면 가게를 홍보할 수단이 없는 세계를 만들었다.
평범한 시민들이 재미로 아바타를 만들고 꾸민다면, 배달 앱의 사장님은 자신의 음식점 아바타를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생존이 달라진다. 소비자들은 사회적 지위와 평판 인간관계 체면 때문에 썼던 오프라인 세계에서의 가면을 배달 앱 세계에서는 종종 던져버린다. 손님은 왕이라는 아바타에 빙의한 손님들은 사장님들의 영혼을 갉아먹는 리뷰와 별점을 남기곤 한다. 리뷰 쓸게요. 콜라 서비스 주세요'는 양반이고, '오토바이 소리가 시끄러우니깐, 멀리 놓고 걸어서 와주세요', '30분 만에 안 오면 배달 취소하고 리뷰 테러 남길게요'와 같은 협박성 멘트들이 난무한다. 이 리뷰를 관리하는 것은 사장님에게 매우 중요한데, 오프라인에서 가게를 직접 가보지 않은 소비자들이 음식점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이 평판이기 때문이다. 3~4년에 한 번씩 인테리어 공사를 강요해 음식점 사장님들을 괴롭했던 프랜차이즈의 횡포는, 1초마다 올라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방어하면서 음식점을 별이 반짝반짝 빛나게 인테리어 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사이버 세계의 별점 인테리어다.
인천의 한 음식점 사장님은 배달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이치킨을 기다리는 손님은 자신의 치킨이 왜 오지 않는지 알 길이 없었다. 손님은 곧바로 사이버 세계에 접속해서 악플 리뷰를 달았다. 장례를 치러야 했던 딸은 그 와중에도 댓글을 달아 상황을 알려야 했다. 손님도 충격을 받았는지 리뷰를 삭제했다. 별점 인테리어는 종종 소비자 자신에게도 피해를 준다. 이불을 사랑하던 손님들 중에도, 하루쯤은 이불을 걷어차고 배달 맛집 음식점을 직접 찾아가 먹고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종종 충격적인 위생 상태와 간판조차 찾기 힘든 허름한 가게 앞에서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분노에 차서 이 가게에 별점 1점을 준다고 하더라도 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처럼 현실과 가상 공간에서 벌어지는 간극과 현실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초 연결은 균열과 긴장관계를 만들어낸다. 가상 공간은 시공간을 초월해 수요자와 공급자를 매칭함으로서 거래비용을 줄여주는 이점, 판매의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이득을 준다. 전단지를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맛집을 찾아 헤매는 시간을 줄여주고 음식점까지 이동해서 메뉴판을 고르고 포장을 해서 집까지 받아오는 일들을 하지 않게 해준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상황이라면 더더욱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 현실 세계에서 방역 때문에 가게 문을 일찍 닫더라도 가상 공간에서 배달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체력만 괜찮다면 계속할 수 있다. 심지어 인터넷 쇼핑몰은 문을 닫지 않고 손님도 잠을 자지 않는다. 사이버 공간은 악성 루머들과 사람들의 평판이 퍼져나가는 속도도 초월해 준다. 이는 초단위로 벌어지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공급자가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와 음식점 사장님, 음식점 사장님과 라이더, 라이더와 손님의 관계에서 모두 해당된다. 잠들지 않는 생산과 소비, 끊이지 않는 연결은 섬 없는 노동을 의미한다. 기계가 단지 공장 안에서 지치지 않고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다면, 가상공간은 공장뿐만 아니라 공장 밖의 세계도 종료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휴일에도 울리는 업무 카톡방은, 나의 편안한 거실을 사무실로 만들어버린다.

회사가 아니라 핸드폰에 출근한다

이제 우리의 시선을 음식점 밖에서 서성이는 라이더로 돌려보자. 앱을 통해 일하는 라이더들은 치킨 집으로 출근하지 않는다. 장갑과 팔토시, 헬맷, 핸드폰, 마스크를 챙겨서 완전무장 후 집앞에 세워둔 오토바이에 시동을 켜고, 앱에 로그인한다. 자기가 배달하는 지역과 집이 일치하면 집에서 로그인했다가 콜을 잡으면 나가도 되고, 집과 자신이 익숙한 배달 지역이 멀면 이동 후 로그인한다.
로그인하는 순간 라이더들은 디지털 세계의 구성원이 된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이츠처럼 자동배차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배달콜을 수행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하나 등장하는 셈이다. 회사가 개발한 프로그램 연산과정을 거쳐서 거리, 메뉴, 라이더의 배달 수단 등의 기준에 따라서 라이더에게 적절한 배달을 배정한다. 배달료도 고정이 아니라 로그인한 라이더의 숫자, 배달 주문량, 날씨, 교통체증 등에 따라 실시간으로 바뀌고, 하나의 동네에서 같은 가격이 아니라 구 하나를 여러 개로 쪼개서 배달료가 각각 달라진다. 즉, 라이더들은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고 있지만, 라이더들의 근무조건과 근무 과정은 디지털 일터, 앱상의 가상 세계에서 규정되고 통제된다. 가상 세계의 근무조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현실 세계 라이더의 노동조건과 노동과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배민은 직선거리 기준으로 일을 배분하고 배달료를 지급한다. 여기서 현실 세계와 가상공간의 간극이 벌어진다. 가령 직선거리로는 1㎞로 가까운 배달이라고 잡았는데, 중간에 산 때문에 돌아가야 해 실제로는 3~4km를 달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배달료는 1km 기준으로 지급된다. 대학교 배달이나 한 건물에 여러 개의 가게가 모여있는 주상복합, 시장 등은 최악의 배달지다. 건물이 여러 개라도 부여된 주소는 하나다. 연세대학교로 배달이 잡히면 프로그램이 연세대학교 정문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도 배달지는 연세대학교 안의 특정 건물이다. 홍대거리의 옷 가게와 엑세사리가게, 타로집 들이 몰려있는 건물의 주소도 하나다. 재래식 시장 안에 위치한 음식점 역시 가상 세계의 앱이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다. 이런 장소에 도착하면 다른 능력이 필요한데,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다정하게 길을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시간 등은 프로그램에 반영되지 않는다.
오토바이 출입을 막아버려 걸어서 들어가야 하는 아파트에 배정된 경우, 공사 때문에 길이 막혀 돌아가야하는 경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경우, 손님들이 주소를 잘못 쓴 경우, 가게가 음식 포장을 허술하게 한 경우, 조리가 밀려 라이더가 엄청나게 기다려야 하는 경우, 갑자기 비가 쏟아지거나 교통체증이 일어나는 현실 세계의 변수들은 앱 프로그램 위의 일터에는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에서 벌어지는 간극을 메꾸는 일은 결국 현실에서 노동자가 수행하고 있다. 물론,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여 이런 순간적인 변수들까지 반영할 수 있을 수 있지만, 배달이 수행되는데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굳이 가상 세계를 재구축할 이유가 없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노사 간 권력의 문제다.
디지털 앱을 통한 노동자 통제의 가장 극적인 모습은 실시간으로 바뀌는 배달료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최저 배달료가 3,000원, 2,500원이다. 이 가격으로 배달을 하면 굶어죽는다. 두 회사는 주문 수요에 비해 라이더가 많을 때는 이 가격으로 배달을 시키다가, 주문 수요에 비해 라이더가 없을 때는 순간적으로 배달료를 8,000원 수준까지 올린다. 심지어 구보다 잘게 쪼개진 동네별로 금액이 다르다. 라이더가 보는 앱 프로그램에는 각 동네별 배달료가 징그럽게 뜨는데, 이 배달료가 실시간으로 오르락내리락한다. 비트코인 시세보다 빠르게 변하는 배달료에 따라 라이더들은 이리저리 움직인다. 8천 원짜리 보고 신촌에 갔다가 도착하는 즉시 배달료가 3,000원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기껏 8천 원짜리 배달료가 책정된 신촌에 왔는데 알고리즘이 5천 원짜리 배달료가 책정된 홍대로 보내버릴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순간적으로 벌어진다.
이는 비단 라이더의 문제만은 아니다. 최근 카카오택시가 택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호출 비용을 달리 받겠다고 발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카카오는 택시가 넘쳐날 때는 소비자가 지급하는 수수료가 낮아질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카카오택시는 택시를 잡기 위해 고생하는 손님과 손님을 찾기 위해 거리를 배회해야 하는 택시노동자들을 디지털 세계라는 가상 공간에서 만나게 하려고 탄생했다. 가상 세계에서 매칭을 하면 대기와 배회라는 손님과 노동자의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가상 세계가 택시산업에서 보편적 질서로 자리 잡고 배회영업 또는 길거리의 대기를 통해서는 도저히 손님을 만나기도 택시를 잡기도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카카오라는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현실 세계의 택시나 손님이 플랫폼에 접속하여 카카오의 손님과 카카오의 택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현실 세계에서도 존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플랫폼은 가상 세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배달료를 실시간으로 정해 수익구조를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수요와 공급 법칙은 원래 완전경쟁시장에서 벌어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서로 간의 경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상품의 생산과 배분이 벌어진다는 원리다. 그런데 디지털 세계에서의 수요와 공급은 디지털 정보를 독점한 기업에 의해 정해진다. 독점 기업이 자체 개발한 보이는 손, 알고리즘에 의해 수요와 공급 법칙이 만들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가상 세계가 구축한 주관적 법칙에 따라 우리의 생산과 소비 노동이 통제되지만,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법칙에 의해 통제당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기술주의적 환상에서 벗어나야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프로토콜 경제를 플랫폼 독점의 대안으로 제시한 적이 있다. 프로토콜은 데이터 교환을 위한 규칙을 말한다.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인 블록체인을 이용하여 플랫폼이 연결한 각 주체들 간에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와 배분 규칙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안타깝지만 기술과 정보가 현실의 권력관계를 바꿀 수 있다는 기술주의적 환상이다. 각 주체들 간의 힘이 균등하다. 면 굳이 블록체인 기술이 없어도 공정한 배분과 정보소통이 가능하다.
과거 문자는 권력이었다. 사서삼경은 한자로만 읽을 수 있었고 책 자체를 구하는 것 자체가 권력이었다. 한글을 만들어 보급하고 활자 기술로 책을 대량으로 찍었다고 해서 권력관계가 흔들리지 않았다. 문자와 언어의 보급은 지배층이 피지배층에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기술은 사회를 진보하게 만드는 혁신과 저항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효과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지배와 통제의 도구이기도 하다.
우리의 삶에서 가상 세계의 확장이 어떤 진보와 어떤 새로운 문제를 가져올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가상 세계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와 취향, 위치 등의 정보를 가상 세계를 구축하는 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페이스북에 내가 관심 있는 정치·사회·문화와 관련한 주제에 대해 흔적을 남기고, 인스타에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사진으로 올린다. 유튜브에서 내가 얻고 싶은 정보 내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넷플릭스에서 주로 공포 장르를 좋아하는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지 흔적을 남긴다. 이 모든 흔적들은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다시 가상 세계로 끌어 당긴다. 추천 영상, 광고 등으로 만나는 가상 세계는 정치·경제·문화 영역에서 우리를 현실 세계에서 통제한다.
이런 무거운 주제들이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컴퓨터 화면에만 존재하는 금융자본의 문제와 군사정부가 언론을 이용해서 벌인 여론 통제, 스포츠의 통치 전략, 인터넷 문화 등에 대해 다양하게 비평해왔다. 우리가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은 메타버스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아니라 메타버스를 둘러싼 다양한 역학관계들에 대해서 성찰하는 것이다. 기술은 우리를 구원하지 못한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저서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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