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1월 1일, 서아프리카 카메룬이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그 독립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1948년부터 시작된 독립운동은 루벤 움 니오베가 이끄는 카메룬 인민연합(UPC)의 주도로 전개되었고, 프랑스 식민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에 맞섰다. 1958년 9월 13일, 니오베는 프랑스군에 의해 암살당했다. 그의 죽음 이후에도 독립운동은 계속되었고, 마침내 아마두 아히조가 이끄는 온건파가 프랑스와의 협상을 통해 독립을 쟁취했다. 그러나 이 독립은 불완전했다. 프랑스는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했고, 급진적 독립운동가들은 새 정부에 의해서도 탄압받았다.
카메룬 독립운동.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카메룬의 독립은 아프리카 탈식민화 과정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프랑스는 직접 통치에서 간접 지배로 전환하며 실질적 영향력을 유지했다. CFA 프랑 화폐 체제를 통해 경제를 통제했고, 군사 기지를 유지하며 정치적 개입을 지속했다. 아히조 정부는 프랑스의 지원을 받아 UPC 잔존 세력을 소탕했고, 1966년까지 내전 상태가 이어졌다. 약 10만 명이 희생된 이 갈등은 오늘날까지도 카메룬 사회에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독립은 얻었지만, 진정한 자주권은 요원했다. 이는 형식적 독립과 실질적 독립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울리히 쾰러 감독의 Sleeping Sickness은 현대 카메룬을 배경으로 한 조용한 드라마다. 독일인 의사 에보는 WHO 프로젝트로 카메룬 시골 마을에서 수면병 퇴치 사업을 진행한다. 영화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에보가 가족과 함께 마을에서 생활하며 현지인들과 교류하는 모습을, 후반부는 3년 후 프로젝트를 평가하러 온 프랑스계 흑인 의사 알렉스의 시선을 따른다. 피에르 보캄과 장-크리스토프 폴리의 절제된 연기는 문화적 경계에 선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쾰러는 관찰자적 시선으로 아프리카에서의 서구 원조 활동이 지닌 모순을 포착한다.
Sleeping Sickness (2011), 울리히 쾰러 감독. ⓒ Production Company
영화 속 수면병은 식민주의의 은유로 읽힌다. 체체파리가 옮기는 이 질병처럼, 식민주의도 서서히 사회를 잠식한다. WHO 프로젝트는 선의로 포장되지만, 결국 또 다른 형태의 개입이다. 에보는 진정으로 현지인을 돕고자 하지만, 그의 존재 자체가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상징한다. 카메룬 독립운동이 정치적 자주권을 추구했다면, 영화는 경제적, 문화적 종속이 여전히 지속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알렉스라는 인물은 특히 흥미롭다. 아프리카계이면서도 프랑스 교육을 받은 그는 식민주의가 만든 정체성의 혼란을 체현한다. 니오베가 꿈꾼 완전한 독립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2024년 현재, 카메룬은 여전히 프랑스의 영향권 아래 있다. CFA 프랑은 여전히 통용되고, 프랑스 기업들이 주요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서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일어나는 반프랑스 정서와 쿠데타들은 60여 년 전 미완의 탈식민화가 남긴 유산이다. Sleeping Sickness이 보여주는 원조의 딜레마는 오늘날 더욱 복잡해졌다.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는 새로운 형태의 신식민주의 경쟁을 낳고 있다. 진정한 독립과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루벤 움 니오베는 독립 선언을 2년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꿈꾼 카메룬은 실현되었을까? Sleeping Sickness의 에보는 결국 카메룬을 떠나지 못한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독일인도, 그렇다고 카메룬인도 아님을 깨닫는다. 이 정체성의 혼란은 탈식민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은 정치적 독립을 가져왔지만, 정신적 독립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우리는 여전히 식민주의의 잔재와 싸우고 있다. 그것은 제도 속에, 언어 속에,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있다. 과연 완전한 탈식민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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