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8월 20일, 프랑스 보호령 모로코에서 술탄 무하마드 5세가 강제로 폐위되었다. 프랑스는 그를 마다가스카르로 유배 보내고 친프랑스 성향의 무하마드 벤 아라파를 새 술탄으로 앉혔다. 이 사건은 모로코 전역에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카사블랑카에서 라바트까지, 페스에서 마라케시까지 모든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특히 1953년 12월 11일 카사블랑카 중앙시장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는 프랑스인 19명을 포함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낳았다. 이 날은 모로코 독립운동사에서 '검은 목요일'로 기록되었다.
모로코 독립운동.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무하마드 5세의 폐위는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니었다. 그는 1927년 즉위 이후 점진적으로 민족주의 세력과 연대하며 독립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었다. 프랑스는 이를 위협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폐위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도시 지식인들이 주도하던 독립운동이 농촌까지 확산되었고, 이스티끌랄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 투쟁과 무장 저항이 동시에 전개되었다. 1955년 11월 프랑스는 결국 무하마드 5세의 복위를 인정했고, 이듬해 3월 2일 모로코는 독립을 쟁취했다. 식민 지배 44년 만의 해방이었다.
나빌 아유시 감독의 2015년 작 Much Loved는 현대 마라케시를 배경으로 네 명의 성노동자 여성들의 삶을 그린다. 주인공 누하는 부유한 사우디 관광객들을 상대하며 가족을 부양한다. 그녀와 친구들인 리마, 수카이나, 할리마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영화는 그들의 일상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호텔 스위트룸에서의 파티, 경찰의 단속과 뇌물, 가족들의 이중적 태도. 루브나 아자발이 연기한 누하는 생존을 위해 몸을 파는 여성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당당히 받아들이는 주체적 인물로 그려진다. 아유시는 도덕적 판단을 유보한 채 그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포착한다.
Much Loved (2015), 나빌 아유시 감독. ⓒ Production Company
1950년대 독립운동과 2010년대 성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언뜻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두 이야기는 '배제와 포용'이라는 주제로 연결된다. 프랑스 식민 정부는 모로코인들을 2등 시민으로 배제했고, 현대 모로코 사회는 성노동자들을 도덕적 타자로 배제한다. 독립운동가들이 민족의 이름으로 인정받기를 요구했듯, 영화 속 여성들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요구한다. 무하마드 5세가 전통과 근대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했듯, 누하와 친구들은 보수적 사회와 생존의 현실 사이에서 자신들만의 길을 찾아간다. 배제된 자들의 목소리는 시대를 관통하여 울려 퍼진다.
영화는 개봉 직후 모로코에서 상영 금지되었다. 정부는 '국가 이미지 손상'을 이유로 들었고, 주연 배우들은 살해 위협을 받았다. 이는 독립 68년이 지난 모로코 사회가 여전히 특정 계층을 침묵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민 지배에서 벗어났지만, 새로운 형태의 억압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모로코에서도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젊은이들은 왕정 개혁과 사회 정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변화는 더뎠고, 빈부 격차와 도덕적 이중 잣대는 여전하다. 독립운동의 이상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모로코는 1956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했지만, 진정한 해방은 무엇일까? 정치적 주권 회복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삶을 당당히 살아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가? Much Loved의 여성들이 찾아 헤매는 자유와 1950년대 독립운동가들이 꿈꾸었던 자유는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떻게 같은가? 식민 지배의 유산은 정치 체제뿐 아니라 우리의 의식 속에도 남아있다. 타자를 배제하고 침묵시키는 권력은 형태만 바꾼 채 지속된다. 우리는 과연 그 사슬에서 자유로운가?

![[3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하지만 두 이야기는 '배제와 포용'이라는 주제로 연결된다](https://pltpjrfdfxxbnivrtoew.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films/much_loved_backdrop.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