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자국민과 전 세계 시민들의 통신을 무차별적으로 수집해왔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보도했다. 이 폭로의 중심에는 29세의 젊은 시스템 관리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있었다. 하와이 NSA 시설에서 근무하던 그는 약 170만 건의 기밀문서를 복사해 홍콩으로 탈출했고, 그곳에서 언론인 글렌 그린왈드와 로라 포이트러스를 만나 미국 정보기관의 감시 체계를 세상에 알렸다. 프리즘(PRISM), 엑스키스코어(XKeyscore) 등의 프로그램명과 함께 드러난 진실은 조지 오웰의 『1984』가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에드워드 스노든 폭로.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스노든의 폭로는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었다. 9.11 테러 이후 '안보'라는 명분으로 확대된 정보기관의 권한이 어떻게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그를 스파이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세계 각국은 그의 망명 요청을 거부했다. 결국 러시아에 임시 체류하게 된 그는 영웅과 배신자라는 양극단의 평가를 받았다. 이 사건은 국가 안보와 개인의 프라이버시, 충성과 양심 사이의 갈등이라는 현대 민주주의의 딜레마를 전면에 드러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Snowden은 이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조셉 고든레빗이 주인공을 연기한 이 영화는 스노든이 어떻게 애국심 넘치는 청년에서 내부고발자가 되었는지를 추적한다. 특히 그가 CIA와 NSA에서 근무하며 점차 환멸을 느끼는 과정, 연인 린지 밀스(셰일린 우들리)와의 관계가 흔들리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스톤 감독은 다큐멘터리적 접근보다는 인간 스노든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어, 한 개인이 거대한 국가 권력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Snowden (2016), 올리버 스톤 감독. ⓒ Production Company
역사적 사건과 영화는 '개인의 신념이 체제와 충돌하는 순간'이라는 주제로 만난다. 실제 스노든이 느꼈던 도덕적 갈등과 영화 속 인물이 겪는 심리적 압박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곧 범죄가 되는 아이러니, 진실을 말하는 것이 배신이 되는 역설을 두 텍스트는 공통으로 탐구한다. 특히 영화는 스노든이 처음부터 내부고발자가 아니었음을 강조하면서,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2024년 현재, 스노든의 폭로로부터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디지털 감시는 오히려 더욱 정교해졌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정보 수집과 분석은 일상이 되었고, 팬데믹을 거치며 '안전'을 위한 감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스노든이 경고했던 감시 사회는 이제 우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현실이 되었다. 소셜미디어에 일상을 공개하고, 편의를 위해 위치정보를 제공하며,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개인정보를 기꺼이 내어준다.
스노든 사건과 영화 Snowden은 우리에게 묻는다. 안전과 자유 사이에서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국가의 감시가 시민을 보호하는 것인지, 통제하는 것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을 아는 순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역사는 때로 한 개인의 용기로 방향을 바꾸지만, 그 용기가 정의인지 배신인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판단할 수 있다. 당신이라면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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