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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째주 · 2024
[9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 속 개리건의 각성은 너무 늦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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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 속 개리건의 각성은 너무 늦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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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1월 25일,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한 군인이 권력을 장악했다. 이디 아민 다다, 영국 식민지군 출신의 이 거구의 사나이는 쿠데타를 통해 밀턴 오보테 정권을 무너뜨리고 스스로를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처음에는 '해방자'로 환영받았던 그는 곧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자 중 한 명으로 변모했다. 1979년 탄자니아군의 침공으로 축출될 때까지 8년간, 그의 통치 아래에서 10만에서 50만 명에 이르는 우간다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민은 스스로를 "대영제국 정복자",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이라 칭하며 기괴한 망상에 빠져들었다.

역사 사건

우간다 아민 독재.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아민의 독재는 단순한 권력욕의 산물이 아니었다. 식민지 시대의 유산, 부족 간 갈등, 냉전 시대의 지정학적 역학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영국과 이스라엘은 초기에 그를 지원했고, 후에는 리비아의 카다피가 그의 후원자가 되었다. 아민은 카리스마와 광기 사이를 오가며 국제사회를 농락했다. 그는 유대인과 아시아계 주민들을 추방하고, 지식인과 종교 지도자들을 학살했으며, 심지어 인육을 먹는다는 소문까지 퍼뜨리며 공포정치를 강화했다. 이러한 극단적 폭력은 역설적으로 그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도구가 되었다.

케빈 맥도널드 감독의 2006년 작품 The Last King of Scotland는 이 암흑의 시대를 가상의 스코틀랜드 의사 니콜라스 개리건의 눈으로 조명한다.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한 개리건은 모험을 찾아 우간다로 온 젊은 이상주의자다. 그는 우연히 아민(포레스트 휘태커)의 주치의가 되고, 점차 독재자의 광기에 휘말려든다. 휘태커의 연기는 압도적이다. 그는 아민의 매력과 광기, 유머와 잔혹성을 완벽하게 체화하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영화는 개리건의 순진한 매혹이 공포로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권력의 유혹과 타락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영화 스틸

The Last King of Scotland (2006), 케빈 맥도널드 감독. ⓒ Production Company

영화와 역사의 교차점은 '외부자의 시선'이라는 구조적 장치에 있다. 실제로 많은 서구 지식인들이 아민의 초기 통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듯이, 개리건 역시 처음에는 아민의 카리스마에 매료된다. 이는 식민주의적 시선의 한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독재자가 어떻게 지식인과 국제사회를 기만하는지를 보여준다. 영화 속 개리건의 각성은 너무 늦게 찾아온다. 이미 그는 공범자가 되어 있고, 탈출조차 쉽지 않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방관자가 어떻게 가해자가 되는지, 그리고 악에 대한 침묵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아민의 유산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우간다는 여전히 그의 통치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중이며, 무셀레니의 장기 집권 아래에서 또 다른 형태의 권위주의를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카리스마적 독재자들의 등장은 끊이지 않는다. 그들은 아민처럼 대중의 분노를 이용하고, 외부의 적을 만들어내며, 폭력을 정당화한다. The Last King of Scotland가 보여주는 개인의 도덕적 타협과 침묵의 공모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경고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작은 이익을 위해 큰 악을 묵인하는가?

역사는 종종 극단의 순간들로 기억되지만, 그 극단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작은 선택들로 포장되어 있다. 아민의 독재도, 개리건의 타락도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매 순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권력과 안락함, 혹은 단순한 생존 욕구에 굴복했다. 영화가 끝나고 역사책을 덮을 때, 우리에게 남는 것은 불편한 질문이다. 만약 우리가 그 시대, 그 장소에 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리고 지금, 우리 시대의 아민 앞에서 우리는 과연 다른 선택을 하고 있는가?

공식 예고편

The Last King of Scotland (2006) — 케빈 맥도널드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