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월 10일, 나스닥 종합지수가 5,048포인트로 정점을 찍었다. 그로부터 불과 한 달 뒤인 4월 14일, 지수는 3,321포인트로 급락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인터넷 혁명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은 침묵했고, 스탠포드 대학가의 카페들은 실직한 프로그래머들로 가득 찼다. 아마존의 주가는 107달러에서 7달러로, 펫츠닷컴은 파산했고, 웹밴은 9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5년간 지속된 '비이성적 과열'이 끝났다.
닷컴 버블 붕괴.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닷컴 버블은 단순한 투기 광풍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집단적 믿음의 표현이었다. 앨런 그린스펀이 1996년 경고한 '비이성적 과열'은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벤처 캐피털은 수익 모델 없는 아이디어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고, IPO는 하루 만에 300% 상승했다. '눈알 경제'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페이지뷰만 있으면 언젠가는 돈이 될 것이라는 믿음. 그러나 2000년 3월, 일본 경제의 침체 소식과 함께 마법은 깨졌다. 투자자들은 갑자기 '수익'이라는 단어를 기억해냈다.
크리스 헤게더스와 제후다 노리자키가 감독한 Startup.com은 이 광기의 시대를 생생히 포착한다. 하버드 동창인 칼라 하리스와 톰 허먼이 1999년 창업한 고브웍스닷컴의 흥망성쇠를 2년간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다.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지방정부와 소통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이상. 6천만 달러의 투자금. 그리고 돈과 권력을 둘러싼 친구들의 배신. 카메라는 이사회의 격렬한 논쟁부터 해고 통보를 받는 직원들의 눈물까지, 거품 경제의 인간적 비용을 담담히 기록한다.
Startup.com (2001), 크리스 헤게더스 감독. ⓒ Production Company
닷컴 버블과 Startup.com은 놀랍도록 닮았다. 둘 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탐욕으로 끝났다. 영화 속 칼라와 톰처럼, 수많은 창업자들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벤처 자본이 유입되면서 이상은 주가로, 우정은 지분으로 환원되었다. 영화가 보여주는 고브웍스의 몰락은 닷컴 버블 전체의 축소판이다. 기술적 가능성과 시장의 준비 사이의 간극, 성장과 수익 사이의 모순, 그리고 인간의 탐욕이 만든 비극. 역사와 영화는 동일한 교훈을 전한다.
2025년 현재, 우리는 또 다른 버블 속에 있는지 모른다. AI 스타트업들이 천문학적 가치평가를 받고, 암호화폐는 변동성의 극단을 오간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약속이 등장했다가 시들해졌다. 닷컴 버블의 생존자들 –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 은 이제 거대 기업이 되었지만, 수천 개의 실패한 기업들은 잊혔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운율을 맞춘다고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오늘날의 유니콘들 중 몇이나 살아남을까. 우리는 과거의 교훈을 배웠는가, 아니면 다시 같은 환상에 취해 있는가.
버블은 인간 본성의 산물이다. 미래에 대한 낙관과 부에 대한 욕망이 만나는 지점에서 거품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Startup.com의 칼라가 결국 회사에서 쫓겨나며 했던 말이 기억난다. "우리는 무언가 위대한 것을 만들려 했어요."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의만으로는 부족하다. 닷컴 버블은 기술 혁명의 방향은 맞았지만 속도를 잘못 짚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꿈들은 대부분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비웃는 과대평가된 아이디어 중에도 미래의 씨앗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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