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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째주 · 2025
[4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와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겹쳐진다
영화로 세상을 보다

[4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와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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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8일, 미국 화물선 머스크 앨라배마호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되었다. 선장 리처드 필립스는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을 인질로 내놓았고, 5일간의 긴박한 대치 끝에 미 해군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되었다. 이 사건은 전 세계에 소말리아 해적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지만, 정작 우리가 놓친 것은 그들이 왜 해적이 되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1991년 시아드 바레 정권이 붕괴한 이후, 소말리아는 20년 넘게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었다. 한때 풍요로운 어장을 자랑했던 소말리아 해역은 외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과 산업 폐기물 투기로 황폐화되었고, 생계를 잃은 어민들은 절망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역사 사건

소말리아 해적 근본원인.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소말리아 해적의 역사는 단순한 범죄의 역사가 아니라 신식민주의와 환경 파괴의 역사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3억 달러 상당의 참치와 새우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불법적으로 어획되었다. 유럽 선박들은 값싼 라이센스를 얻어 소말리아 연안의 어족 자원을 고갈시켰고, 이탈리아 마피아는 유독성 폐기물을 소말리아 해역에 투기했다. 2004년 쓰나미 이후 해안에 밀려온 방사성 폐기물 드럼통은 이러한 환경 범죄의 증거였다. 정부가 없는 나라의 바다는 국제 사회의 쓰레기장이 되었고, 어민들은 자신들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해안 경비대'라고 불렀지만, 세계는 그들을 해적이라고 불렀다.

커터 호디언 감독의 Fishing Without Nets은 소말리아 해적의 이야기를 내부자의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2012년 단편으로 선댄스 영화제 대상을 받은 이 작품은 2014년 장편으로 확장되어 다시 한 번 선댄스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아부디라는 소말리아 어부의 시선을 따라간다. 물고기가 사라진 바다에서 가족을 먹여 살릴 방법을 찾던 그는 결국 해적 무리에 합류한다. 압디카디르 모하메드의 절제된 연기는 생존과 도덕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호디언은 소말리아 현지에서 비전문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며, 할리우드식 액션 스릴러가 아닌 느린 호흡의 인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영화 스틸

Fishing Without Nets (2014), 커터 호디언 감독. ⓒ Production Company

영화와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겹쳐진다. 아부디가 처음 해적선에 오르는 장면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흥분은, 2000년대 초 처음으로 외국 어선을 공격했던 소말리아 어민들의 심정을 대변한다. 영화는 해적들이 단순한 악인이 아니라 구조적 폭력의 희생자임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인질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그들 자신도 가난과 절망의 인질이다. 호디언은 납치된 프랑스 요트의 선원들과 소말리아 해적들 사이의 대화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한지를 드러낸다. 한 해적이 프랑스인에게 묻는다. "당신 나라 배들이 우리 물고기를 다 잡아갔는데, 우리는 뭘 먹고 살아야 하나?"

2025년 현재, 소말리아 해적 활동은 크게 줄어들었다. 국제 해군의 순찰과 민간 무장 경비의 고용이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해결되지 않았다. 소말리아는 여전히 취약국가지수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70%를 넘고, 알샤바브 같은 극단주의 단체가 여전히 활동 중이다. 해적이 사라진 자리를 테러리즘이 채웠을 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물어야 할 질문은 해적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아니라, 왜 그들이 계속해서 절망적인 선택을 하는가이다. 국제 사회는 증상이 아닌 병인을 치료해야 한다.

영화의 마지막, 아부디는 인질금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기쁨 대신 공허함이 가득하다. 피 묻은 돈으로 산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이며, 그는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깨닫는다. 이것은 단지 한 개인의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국제 질서가 만들어낸 구조적 비극이다. 우리는 소말리아 해적을 범죄자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신자유주의적 착취 구조의 희생자로 볼 것인가? 그들의 폭력을 규탄하면서도, 우리는 그들을 그 지경으로 내몬 더 큰 폭력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 않은가? 바다는 누구의 것인가? 이 오래된 질문 앞에서 우리 모두는 공범자가 아닐까?

공식 예고편

Fishing Without Nets (2014) — 커터 호디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