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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째주 · 2025
[4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두 경우 모두 아동은 가장 값싼 전투 자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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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두 경우 모두 아동은 가장 값싼 전투 자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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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0월 16일, 르완다 국경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고마에서 최초의 총성이 울렸다. 로랑 데지레 카빌라가 이끄는 반군이 모부투 세세 세코 정권에 맞서 일으킨 이 봉기는 곧 제1차 콩고 내전으로 번졌고, 이후 20년간 이어진 분쟁으로 6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 비극의 이면에는 콜탄, 다이아몬드, 금, 구리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둘러싼 국제적 약탈 구조가 숨어 있었다. 르완다, 우간다, 앙골라 등 인접국들과 다국적 기업들은 혼란을 틈타 콩고의 자원을 체계적으로 수탈했고, 무장 세력들은 광산을 점령해 전쟁 자금을 마련했다.

역사 사건

콩고 내전과 자원약탈.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콩고 내전의 본질은 단순한 정치적 권력 투쟁이 아니었다. 냉전 종식 후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신식민주의적 자원 전쟁'의 전형이었다. 특히 휴대전화와 노트북 제조에 필수적인 콜탄은 전 세계 매장량의 80%가 콩고 동부에 집중되어 있었다. 반군과 정부군, 외국 군대들은 광산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민간인을 학살하고 아동을 강제로 징집했다. UN의 2001년 보고서는 85개 다국적 기업이 콩고의 자원 약탈에 연루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장 세력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헐값에 광물을 구입했다. 전쟁은 곧 비즈니스였고, 죽음은 이윤 창출의 부산물이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Beasts of No Nation은 이름 없는 서아프리카 국가를 배경으로 소년병의 비극을 그린다. 캐리 후쿠나가 감독은 평화로운 마을에 살던 소년 아구(아브라함 아타)가 정부군의 학살로 가족을 잃고, 반군 지휘관(이드리스 엘바)에게 납치되어 살인 기계로 변해가는 과정을 냉정하게 포착한다. 특히 이드리스 엘바는 카리스마와 광기를 오가는 지휘관 역을 맡아, 소년들을 조종하고 착취하는 전쟁 군벌의 이중성을 섬뜩하게 구현했다. 영화는 137분 동안 관객을 아구의 시선에 가두고, 전쟁이 어떻게 순수를 파괴하고 인간성을 말살하는지 목격하게 만든다.

영화 스틸

Beasts of No Nation (2015), 캐리 후쿠나가 감독. ⓒ Production Company

콩고 내전과 Beasts of No Nation은 '자원의 저주'라는 공통 구조를 공유한다. 영화 속 반군들이 다리와 검문소를 장악해 통행료를 걷듯이, 콩고의 무장 세력들은 광산을 점령해 자금을 조달했다. 두 경우 모두 아동은 가장 값싼 전투 자원이었다. 콩고에서만 3만 명 이상의 소년병이 동원되었고, 이들은 마약에 취한 채 최전선에 투입되었다. 영화가 묘사하는 소년병 훈련 과정 - 폭력의 일상화, 가족 개념의 파괴, 새로운 정체성 부여 - 는 콩고 내전의 생존자들이 증언한 실제 경험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전쟁은 어른들이 시작하지만, 그 대가는 늘 아이들이 치른다.

오늘날에도 콩고 동부에서는 여전히 무장 세력 100여 개가 활동하며 광산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손에 든 스마트폰 속 콜탄이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의 70%가 콩고에서 생산되지만, 그 채굴 현장에서 4만 명의 아동이 노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Beasts of No Nation의 아구처럼, 이 아이들은 국제 공급망의 최하층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로 살아간다. 선진국의 녹색 전환과 디지털 혁명이 또 다른 형태의 식민 수탈 위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편리한 일상이 누군가의 비극 위에 세워졌다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할 수 있을까.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19세기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가 콩고를 사유지로 만들어 고무를 수탈했듯이, 21세기의 글로벌 자본은 더 정교한 방식으로 콩고의 자원을 착취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구는 바다를 바라보며 "내 안의 짐승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고백한다. 전쟁이 끝나도 상처는 남고, 평화가 와도 트라우마는 계속된다. 콩고의 비극, 그리고 Beasts of No Nation이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정말로 문명화된 세계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단지 야만을 더 깔끔하게 포장하는 법을 배운 것에 불과한가?

공식 예고편

Beasts of No Nation (2015) — 캐리 후쿠나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