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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세상을 보다 5월 2째주] 청년주거

서울 노량진 청년안심주택 사업이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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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 지구를 뒤덮다
슬럼, 지구를 뒤덮다
마이크 데이비스
슬럼, 지구를 뒤덮다마이크 데이비스 · 2007

34.7세. 한국인이 처음 집을 사는 나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숫자는 30.2세였다. 4년 반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해졌다. 청년들에게 이 시간은 무엇을 의미할까.

노량진에서 청년안심주택 사업이 본격화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LB자산운용이 추진하는 이 사업은 청년들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주거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다. 인근의 대형마트와 병원, 관공서까지 갖춰진 입지라고 한다. 그런데 왜 청년들은 여전히 불안해할까.

마이크 데이비스는 『슬럼, 지구를 뒤덮다』에서 전 지구적 주거 위기를 다룬다. 그가 주목한 것은 단순히 집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배제되는 삶이었다. 슬럼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라고 그는 썼다. 한국 청년들이 살고 있는 고시원과 원룸촌은 어떤가.

청년안심주택이라는 이름이 역설적이다. 안심이라는 단어를 붙여야 할 만큼 청년들의 주거가 불안하다는 방증 아닌가. 정책은 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지만, 그 문제를 만든 구조는 건드리지 않는다.

데이비스는 이렇게 묻는다. 누가 도시를 소유하는가. 이 질문 앞에서 노량진의 청년안심주택은 답이 될 수 있을까.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할인된 임대료가 아니라 도시의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전세 공포가 확산되면서 월세가 급등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청년들은 전세와 월세 사이에서 갈 곳을 잃었다. 부모 세대가 누렸던 주거 사다리는 이미 끊어진 지 오래다.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인가.

34.7세라는 숫자로 돌아가보자. 이것은 단순히 첫 주택 구매 연령이 아니다. 한 세대가 도시에서 자리잡는 데 필요한 시간이 그만큼 길어졌다는 신호다. 청년안심주택이 진정한 해법이 되려면, 이 시간의 의미부터 제대로 읽어야 한다.

도시는 누구의 것인가. 데이비스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노량진에 들어설 청년안심주택을 보며, 우리는 다시 이 물음 앞에 선다.

한국인 생애 첫 주택 구매 연령
출처: KB부동산 리브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