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분 | 내용 |
|---|---|
| 제목 | 「부동산 계급사회」 |
| 저자 | 손낙구 |
| 연도 | 2008년 |
| 출판사 | 후마니타스 |
| 2026년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월 | 1.04% |
| 2026년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년 같은 달 | 10.88% |
| 2026년 6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전월 | 12.5% |
2026년 7월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자리에서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일반적인 전세대출을 더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숫자는 이미 방향을 틀고 있었습니다. 서울시 집계에서 2026년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04%, 전년 같은 달보다 10.88% 올랐습니다. 6월 전세 거래량은 7477건으로 전월보다 12.5% 줄었습니다. 전세는 비싸지고 거래는 얇아지는 흐름이었죠.
이 장면을 오래 들여다본 책이 있습니다. 「부동산 계급사회」(손낙구, 2008)입니다. 후마니타스에서 나온 이 책을 두고 오마이뉴스 서평은 한국 사회의 부동산 계층을 6단계로 구분한다고 소개했습니다. 모두 6장으로 짜인 이 책은 집의 유무가 곧 계단이라고 말합니다.
저자가 이 지도를 그리는 데 들인 품은 상당합니다. 경향신문은 저자가 국회도서관과 관계 부처 자료를 약 4년간 조사해 책을 완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300개가 넘는 관련 통계가 논리를 떠받친다고도 했습니다. 감정이 아니라 숫자로 계급을 증명하려는 책이거든요.
■ 근거① 대출의 문은 이미 좁아졌다
사실 정부의 손질은 처음이 아닙니다. 2025년 7월 21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90%에서 80%로 낮아졌고 지방 비규제지역은 90%를 유지했습니다. 2025년 9월 8일부터는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한도가 보증기관과 관계없이 2억원으로 일원화됐습니다. 대출의 문은 조금씩 좁아지고 있었죠.
손낙구가 그린 여섯 계단에서 이 조임은 어디에 떨어질까요? 자기 집을 가진 위층이 아니라, 전세금을 빌려 겨우 한 칸을 딛고 선 아래층입니다. 대출이 좁아진 만큼 세입자가 밟을 자리도 함께 좁아지거든요.
밀려난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2026년 6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54.1%로 전세 비중 45.9%를 넘어섰습니다. 같은 달 월세 거래량은 8819건으로 전월보다 3.3% 늘었습니다. 전세의 문이 좁아지자 사람들이 월세 쪽으로 옮겨 간 셈입니다.
■ 근거② 전세가 집값을 밀어 올리나
정부가 전세대출을 겨누는 논리의 뿌리에는 한 가지 믿음이 있습니다. 국토연구원의 국내 실증분석에서는 전세가격이 1% 상승할 때 매매가격이 0.655% 상승하는 관계가 나타났습니다. 갭투자가 1% 늘 때 매매가격은 0.148% 오르는 관계도 확인됐습니다. 전세가 매매를 끌어올린다는 그림이죠.
그렇다면 전세대출만 조이면 집값이 잡힐까요? 그렇게 보긴 힘듭니다. 같은 국토연구원은 일반 전세자금대출에 DSR을 적용하되 저소득층은 예외로 두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조이되 약한 고리는 남겨 두라는 단서가 붙은 셈입니다.
정부의 카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2026년 7월 26일 보도 시점에 추가 전세대출 규제의 구체적인 기준은 검토 단계였거든요. 홈두부는 정부가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조일지는 여전히 열려 있었습니다.
손낙구의 책이 다시 말을 겁니다. 이 조임이 여섯 계단의 지도를 바꿀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위층의 자산을 건드리지 못한 채 아래층의 사다리만 치운다면, 계급의 지도는 그대로 남습니다. 이 책이 2012년 12월 중국어판으로도 번역됐다는 사실은, 집이 계급이 되는 풍경이 한 나라만의 일이 아님을 넌지시 비춥니다.
대토론회의 마이크 앞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사다리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손낙구가 세어 본 여섯 계단은, 대출의 문을 좁히기 전에 누구의 자리가 먼저 사라지는지를 오늘도 되묻게 합니다.
세입자를 지키는 안전판이면서 전세보증금으로 집값을 떠받치는 장치라, 조이는 순간 누구를 지키고 누구를 미는지가 갈립니다.
전세가는 오르고 전세 거래는 12.5% 줄었으며 월세 비중이 54.1%로 절반을 넘어, 규제 이전에 이미 세입자가 월세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손낙구의 여섯 계단 관점에서 보면 위층 자산을 두고 아래층 사다리만 좁히는 규제는 계층 구조를 바꾸지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