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서비스 품질로 소송까지 당한 SKT 사례가 보여주듯, 한국 이동통신 시장의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가운데 정부가 다시 신규 통신사업자 찾기에 나섰다. 스테이지엑스가 제4 이동통신사 진출을 포기한 지 불과 몇 달 만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G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할 새로운 기간통신사업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전과 달리 이번엔 주파수 대역과 사업 범위를 한정했다. 전국망 구축 부담을 줄여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정부는 작년까지만 해도 통신시장 자율경쟁을 강조하며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그런데 스테이지엑스가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기존 3사의 시장 지배력을 이유로 사업을 접자,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28GHz는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 기지국을 촘촘히 깔아야 한다. 기존 통신 3사도 투자를 꺼리는 대역이다. 신규 사업자가 이 주파수만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가 노리는 건 기업 전용망이나 특화 서비스 시장이다.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가 아닌, 스마트공장이나 자율주행 같은 산업용 통신망을 구축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시장 규모는 아직 작다. 2023년 기준 전체 이동통신 매출의 3%도 안 된다.
비슷한 시도는 이미 실패했다. 2020년 정부는 5G 특화망 사업자를 모집했지만 신청 기업이 없었다. 당시도 사업성 부족이 이유였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진짜 필요한 건 통신 3사의 과점 구조를 깨는 일이다. 한국 이동통신 요금은 OECD 평균보다 30% 비싸다. 5G 품질 논란도 경쟁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 정부는 본질적 해결책 대신 주변부만 건드리고 있다.
신규 사업자 유치가 실패하면 정부는 또 다른 대안을 내놓을까. 아니면 다시 시장 자율에 맡길까. 어느 쪽이든 통신 요금 부담은 결국 소비자 몫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지엑스 철수 뒤 정부가 다시 28GHz 신규 사업자를 찾으면서 통신 3사 과점 해소 전략의 허술함이 드러나고 있다. 산업용 시장 비중이 매출의 3%도 안 되는 상황이라 제4사업자 실험이 또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28GHz 특화망 수요를 기대하는 스마트공장·자율주행 기업과 높은 통신요금을 내는 이동통신 이용자들, 신규 진입 실패 부담을 떠안을 정책당국이 직접 영향을 받는다.
통신 3사 과점 구조가 유지되면 OECD 평균보다 30% 비싼 이동통신 요금이 개선되지 않고 5G 품질 논란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까지 자율경쟁을 강조하다 몇 달 만에 직접 사업자 모집으로 선회한 정부의 일관성 부재는, 통신시장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28GHz 대역 활용 실패는 스마트공장·자율주행 등 산업용 5G 특화망 발전을 지연시켜, 한국의 디지털 전환 속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통신시장의 구조적 문제. OECD 평균 이통요금: 비교 지표: 100%; 한국 이통요금: 비교 지표: 130%; 산업용 통신망 비중: 비교 지표: 3%. 출처: 기사 내용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