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영유아 가구가 자녀 1인당 매달 평균 109만원을 양육비로 지출한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 18일 발표한 '제5차 영유아 가구 소비실태 조사'에 따르면, 만 0~6세 영유아를 둔 가구 2,393곳의 월평균 양육비는 이 같은 수준이다.
5년 전인 2018년 조사 때 84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9.8% 늘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약 20%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 양육비 부담이 크게 증가한 셈이다.
가구소득에 따른 양육비 격차도 뚜렷하다. 월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는 자녀 1인당 71만원을 쓰는 반면, 7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는 148만원을 지출한다. 2배가 넘는 차이다.
특히 사교육비 격차가 심각하다. 고소득 가구의 영유아 사교육비는 월평균 42만원으로, 저소득 가구(8만원)의 5배가 넘는다. 영어학원, 예체능 학원 등 조기교육 시장이 고소득층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영아수당을 월 70만원으로 인상하고 어린이집 무상보육을 확대했다. 하지만 전체 양육비의 64%에 불과한 수준이다. 나머지 36%는 여전히 가계가 부담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영유아 가구의 식료품비 지출이다. 월평균 32만원으로 전체 양육비의 29.4%를 차지한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분유, 이유식, 기저귀 등 필수품 가격이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한국의 영유아 양육비는 OECD 평균보다 30%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나 스웨덴 등 복지 선진국은 공공 보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가계 부담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2018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영유아 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양육비 지출 구조와 변화 추이를 파악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 조사다.
정부는 이달 말 '제5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육비 부담 완화 방안이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소득계층별 맞춤형 지원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영유아 1인당 월 109만원. 이는 4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저출산 시대, 아이 한 명 키우는 데 드는 경제적 부담을 보여주는 숫자다.
한국의 교육 정책은 급변하는 사회·경제적 환경에 대응하며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해 왔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한국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나, 사교육비 부담과 교육 격차 문제는 여전히 주요 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교육 전환, 직업교육 강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교육 혁신 등이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영유아 1인당 월평균 양육비가 5년 전 대비 29.8% 늘어나 실질적인 양육 부담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고소득층의 사교육비가 저소득층의 5배를 초과하는 등 소득에 따른 양육비 격차가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한다.
증가한 양육비 부담과 소득별 격차 등을 고려해 향후 정부의 영유아 가족 지원 정책이 더욱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 확대에도 양육비가 5년간 30% 급증한 현실은 현금 지원 중심 정책의 한계를 드러낸다. 보육·교육 인프라 확충과 사교육 부담 경감 없이는 출산율 반등이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고소득층 사교육비가 저소득층의 5배를 초과하는 현실은 계층 대물림이 취학 전부터 구조화됨을 의미한다. 기회 균등 원칙이 영유아 정책에서부터 작동해야 하는 이유다.
월 109만원의 양육비는 청년 부부 가처분소득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며 출산을 경제적 위험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양육비 부담 완화 없이는 어떤 출산 장려책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소득별 영유아 월평균 양육비 및 사교육비 격차. 300만원 미만: 총 양육비: 71만원, 사교육비: 8만원; 700만원 이상: 총 양육비: 148만원, 사교육비: 42만원. 출처: 육아정책연구소, 제5차 영유아 가구 소비실태 조사(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