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7일 발표한 '2026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핵심은 명확하다.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에게는 더 이상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4월 17일부터 수도권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서 적용된다.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1,900조 원을 넘어섰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2%로 OECD 평균(73.4%)을 크게 웃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의 질적 관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다주택자 대출부터 정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서는 오히려 문턱을 낮췄다. 주택 가격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LTV 80%를 적용받아 최대 6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1주택자의 LTV는 기존 70%를 유지한다. 결국 '실수요자는 지원하고, 투기 수요는 억제한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2% 상승하며 9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주택자 대출 규제가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켜 오히려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만기 연장 불허로 다주택자의 매도 압력이 늘어나 단기적으로는 매물이 증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임대시장 위축과 전세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민 금융 지원도 병행된다. 정부는 저신용자와 저소득층의 자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금융상품 금리를 0.3%포인트 추가 인하하고,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등의 심사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GDP 대비 104%를 넘는 가계부채 비율은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하는 수준이며, 다주택자 규제는 질적 관리의 첫 단추다.
생애 최초 LTV 80% 확대와 다주택자 만기 연장 불허를 동시에 시행해 주택 금융의 양극화 전략이 본격화된다.
다주택자 매도 압력 증가가 전세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서민 주거 안정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