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1999)는 해고를 받아들이지 못한 소녀가 공장을 떠나지 않으려 저항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장피에르·뤽 다르덴 형제의 카메라는 인물의 몸 가까이에서 움직인다. 일자리를 얻으려는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돈을 버는 일과 사회 안에 자기 자리를 갖고 싶다는 바람이 겹쳐 보인다.
영화는 199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주연 에밀리 드켄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수상 사실과 그 이유에 관한 감상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한 인물의 절박함을 담았다는 평가는 가능하지만 그것을 심사위원단의 공식 수상 이유로 대신할 수는 없다.

「로제타」(1999) 스틸. Lumière2020 공식 작품 소개 이미지와 대조. ⓒ Les Films du Fleuve
■ 증가한 취업자 수와 낮아진 고용률
국가데이터처가 5월 13일 발표한 2026년 4월 취업자는 2896만1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7만4000명 늘었다. 이는 취업자 수의 전년 동월 대비 변화다. 한 달 동안 새로 생긴 일자리나 새로 채용된 사람을 집계한 수치와는 다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0%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고용률은 해당 인구 가운데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취업자 수와 인구가 함께 달라지므로 사람 수가 늘고 비율은 낮아지는 일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국제 비교에 쓰는 15~64세 고용률은 70.0%로 0.1%포인트 올랐다. 반면 청년층 15~29세 고용률은 43.7%로 1.6%포인트 낮아졌다. 서로 다른 연령 범위의 지표를 같은 전체 고용률처럼 섞으면 고용 상황의 방향을 잘못 읽게 된다.
■ 24개월 연속이라는 말의 비교 기준
청년 고용률은 2024년 5월부터 2026년 4월까지 24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보다 낮았다. 매달 바로 앞달보다 떨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계절조정하지 않은 2026년 3월 값은 43.6%, 4월 값은 43.7%로 전월과 비교하면 오히려 0.1%포인트 높다. 전월 비교를 할 때는 계절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조사 연령 범위 | 2025년 4월 | 2026년 4월 |
|---|---|---|
| 15세 이상 인구 | 63.2% | 63.0% |
| 15~64세 인구 | 69.9% | 70.0% |
| 청년층 15~29세 인구 | 45.3% | 43.7% |
청년층 취업자는 342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9만4000명 줄었다. 20대만 보면 19만5000명 감소해 두 연령 범위의 감소 인원이 같지 않다. 인구 변화와 재학·취업·구직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하며 감소한 취업자 수를 그대로 해고당한 사람 수로 바꿔서는 안 된다.
■ 영화 속 인물로 국내 구직자를 대신하지 않는다

영국 바턴어폰험버의 Jobcentre Plus,2006년 1월 29일. 한국의 고용센터나 2026년 현장 사진이 아닌 참고 이미지. David Wright / Wikimedia Commons 원본 / CC BY-SA 2.0. 원본 파일 변경 없이 크기를 조절해 표시.
로제타가 일자리를 찾는 과정은 개인에게 일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벨기에를 배경으로 한 극영화가 한국 청년층의 구직 경험이나 불평등의 원인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국적·시대·제도와 통계의 조사 대상이 다르다.
영화와 통계를 함께 읽으며 던질 수 있는 질문은 구체적이다. 취업한 뒤 얼마나 안정적으로 일하는지, 구직에 어떤 시간이 들고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교육에서 일터로 옮겨가는 과정이 어떠한지다. 이를 판단하려면 고용률뿐 아니라 고용형태·근로시간·이직·구직기간 등의 자료가 필요하다.
취업자 순증만으로 일자리의 질을 알 수 없듯, 고용률 하락만으로 구직자의 피로나 생활비 부담을 직접 측정할 수는 없다. 개별 경험을 듣는 조사와 노동시장 통계를 연결하되 어느 자료가 어떤 질문에 답하는지 밝혀야 한다.
로제타를 보는 일은 그 숫자 뒤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한다. 동시에 통계 속 청년을 영화의 주인공과 같은 처지라고 단정하지 않는 태도도 필요하다. 사회의 평균적인 변화와 한 사람의 경험을 구분해서 살필 때 고용 정책에 필요한 질문이 더 분명해진다.
취업자 수 증가와 고용률 하락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청년층의 24개월 연속 하락은 전년 동월 대비이며 매월 하락을 뜻하지 않는다.
영화의 인물과 국내 구직자를 동일시하지 않고 실제 경험을 확인할 자료를 찾는다.
